제40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가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후보들은 남은 기간 동안 미처 돌지 못한 지방을 찾거나 수도권 집중 유세를 하면서 마지막 한 표를 호소할 계획이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6명의 후보자들은 저마다의 강점을 내세우며 자신이 40대 의협회장이 돼야 하는 이유를 피력했다. 그렇다면 후보 자신이 아닌 주변에서 보는 후보들의 장점은 무엇일까. 이에 후보들 6인의 지지자들로부터 ‘왜 이 사람이 40대 의협회장이 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 들어봤다. [기호 순에 따라 지지자도 좌측부터. 편집자주]
추무진 ‘실익’·기동훈 ‘변화’·최대집 ‘투쟁’
우선 기호 1번 추무진 후보가 40대 회장이 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39대 집행부에서 홍보이사를 지낸 고대안암병원 조경환 교수가 설명했다.
조경환 교수는 “강경하게 의협을 이끌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 후보가 마음에 들지 않았을 수는 있다”며 “그러나 추 후보가 의협회장을 맡는 동안 분명한 실익이 있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추 후보가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가 아닐 수는 있지만 38대, 39대 집행부 수장을 맡으며 이뤄낸 성과들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다른 후보들도 공약을 내고 있지만 추 후보의 경우 의협회장에 당선된다면 바로 할 수 있는 공약들이 많이 있다”며 “투쟁력이 약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원격의료도 막아냈으며 리베이트 공소시효법도 통과됐다. 이는 투쟁력이 아닌 후보의 기량으로 이뤄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호 2번이자 의협회장 선거 역사상 최연소인 기동훈 후보에 대한 지지의 이유는 역시 변화에 대한 열망이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부회장을 지내고 현재 기동훈 후보의 캠프일을 돕고 있는 여한솔 대변인은 “무엇보다 의료계를 향한 강한 변화와 열망을 가진 사람들이 기 후보를 중심으로 모였다”며 “기 후보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져올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최우선적으로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기 후보는 의협 및 대의원회 개혁, 모바일 사원총회 도입 등으로 의료계에 변화를 선도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여 대변인은 “문재인케어, 의료전달체계 붕괴, 의료수가 문제에 대해서는 기존 의협의 안일한 대응방식과 문제의식으로는 돌파구가 없다”며 “저는 기동훈 후보가 대한공보의협의회와 전공의협의회 회장 임기 동안 보여준 성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기 후보를 중심으로 젊은 행동가들이 만들어 낼 의협은 문자 그대로 혁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호 3번 최대집 후보의 강점은 투쟁성이다. 최 후보의 주변에서도 그의 강점으로 가장 먼저 투쟁성을 꼽았다.
최대집 후보 캠프의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노환규 前 의협 회장은 최 후보만이 의료계 최대 현안인 문재인케어를 저지할 수 있는 후보라고 밝혔다.
노 선대위원장은 “최 후보는 다른 후보에 비해 경륜과 세련됨이 부족하고 인맥도 부족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다른 후보들이 갖고 있지 않은 정의와 선에 대한 절대적인 헌신의 마음을 갖고 있다”며 “이는 문케어 저지라는 의사들이 매우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덕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제가 최 후보에게 기대하는 것은 문케어 강제 시행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용기가 부족한 의사회원들을 사즉생의 각오로 싸우는 전사로 변모시키는 장수의 역할”이라며 “문케어가 위기라고 생각하면 최대집 후보를 선택해달라”고 당부했다.
임수흠 ‘실익’·김숙희 ‘협상’·이용민 ‘통합’
기호 4번 임수흠 후보가 강조하는 강점은 경험이다. 임수흠 후보 캠프 측에서도 임 후보가 그동안 의료계에서 쌓아온 경험이 의협회장으로 훌륭한 자산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임 후보 캠프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원표 前 대한개원내과의사회장은 “임 후보는 뛰어난 이해력과 판단력을 기본으로 다양한 경험과 풍부한 인적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며 “원격의료 반대 투쟁과 의정협상 때 같이 일하면서 그의 능력을 더욱 잘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임 후보가 송파구의사회,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서울시의사회 회장과 의협 대의원회 의장을 지내면서 쌓은 풍부한 경험과 네트워크야 말로 그의 강점이라는 것이다.
이 선대위원장은 “임 후보를 지지하는 또 다른 이유는 자신의 말을 끝까지 지키는 신의와 결정을 남에게 미루지 않는 책임감”이라며 “회원들의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기호 5번 김숙희 후보는 ‘부드럽지만 강한 리더십’을 내세우고 있다. 서울시의사회 법제이사를 지내면서 김 후보와 지근거리에서 함께 일한 법무법인 한별 전성훈 변호사는 김 후보 장점으로 협상과 투쟁능력을 꼽았다.
전 변호사는 “정부를 절대 악(惡)처럼 여기고 싸워 때려눕히겠다는 분들에게 투쟁을 만병통치약으로 여기고 있는지 묻고 싶다”며 “3년 간 근거리에서 김 후보를 지켜본 사람으로서 투쟁력이 어디서 생기는지, 협상력의 극대화가 어느 지점에서 이뤄지는지 잘 이해하고 있는 후보는 김숙희 후보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김숙희 후보는 그동안 협상력을 키우기 위해 투쟁해야 하며, 투쟁에는 단계가 있다고 주장해온 바 있다.
전 변호사는 “현안 해결을 위해 정책의 연속성 유지와 정치적 역량 증대가 중요하다는 점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후보도 김 후보 뿐”이라며 “그는 실타래 같이 꼬인 현안들의 출발점이 어디인지 파악하고 문제를 차근차근 풀어갈 것이며 3년 내에 풀 수 없는 것은 잘 정리해 후임자에게 넘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기호 6번 이용민 후보는 통합의 적임자임을 자처해왔다. 이 후보를 지지한다는 유성 원장(서울탑의원)은 과거 전국의사총연합 운영위원과 의원협회 사업부 총괄이사로 활동하며 이 후보와 인연을 맺었다.
유 원장은 “의사는 동네북이자 노예 취급을 받는다. 그러한 생활을 탈출하고 싶어 전의총과 의원협회에서 활동했지만 너무 지쳐서 그만뒀고 노환규 회장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당선 이후 실패한 투쟁에 피로감을 느끼며 패배주의를 되새기며 살았다”며 “과거 실패의 이유를 명확히 알았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이용민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가 10년 동안 지켜본 이 후보야말로 의료계의 분열을 통합할 수 있는 리더라는 설명이다.
유 원장은 “10년 간 지켜본 이 후보는 시간이 흐르고 상황이 변해도 초심을 잃지 않았다. 변하지 않는 순수한 열정과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강인함, 분열된 의사들을 통합할 열려 있는 귀, 자세를 낮출 줄 아는 용기를 갖고 있다”며 “이런 이 후보라면 더 이상 분열과 반목이 아닌 통합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