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기과 중심 레지던트 모집→빅5 병원도 '속수무책'
후반기, 산부인과·소청과 위기 재확인···피부과 고공행진 속 재활의학과도 인기
2021.08.14 06:3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이슬비 기자] 비인기과를 중심으로 진행된 2021년도 후반기 레지던트 1년차 모집 결과는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반기 모집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빅5 병원 조차 비인기과 정원은 채우지 못했다. 반면 피부과·성형외과·안과 등 인기과는 수도권과 지방을 막론하고 경쟁 양상을 보였다.
 
비인기과에서 부족한 인원을 충원해 보고자 나섰던 지방·중소병원은 어김없이 울상을 지었다. 
 
13일 전국 수련병원들은 2021년 후반기 레지던트 1년차 모집을 마감했다. 총 104개 병원과 3개 기관이 모집에 나섰다. 총정원은 673명이었다. 데일리메디는 이 중 82개 병원의 지원 현황을 파악했다.
 
빅5 병원 명성도 비인기과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서울대병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4개 병원 모두 미달이었다. 과별로는 외과·산부인과·흉부외과 등의 지원 성적이 저조했다. 
 
서울대병원은 4개 진료과에 5명을 모집했는데, 총 7명이 지원했다. 마취통증의학과가 경쟁률 4대 1을 기록, 정신건강의학과도 정원인 1명보다 많은 3명이 지원했다. 외과·핵의학과는 지원자가 아예 없었다. 
 
서울아산병원은 8명 중 4명만이 지원했다. 산부인과·핵의학과가 각각 정원 1명 중 1명 지원, 가정의학과·진단검사의학과는 각각 2명 중 1명이 원서를 접수했다. 2명을 모집한 흉부외과는 단 한명의 지원서도 받지 못했다.

삼성서울병원은 마취통증의학과 정원 1명 중 지원 2명, 가정의학과 정원 1명 중 지원자는 1명이었고 소아청소년과·핵의학과는 지원자가 없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빅5 중 가장 많은 인원인 58명을 14개 과에서 모집했으나 지원자는 13명에 그쳤다. 대부분 지원자가 없거나 1~2명이 지원한 타 과에 비해, 내과 정원 10명에 8명이 지원 한쪽으로 많이 쏠렸다. 
 
소아청소년과 9명, 산부인과 6명, 흉부외과 5명 등으로 모집인원이 비교적 많았던 해당 과들에도 지원자가 0명이었다. 
 
세브란스병원도 22명 충원에 나섰지만 지원자는 10명으로 모집인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내과·정형외과·성형외과 등은 지원자가 정원을 초과했으나 소아청소년과·흉부외과·산부인과·병리과·가정의학과는 지원자가 없어 역시나 전문과목별 편차가 확연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은 8개 진료과별로 총 10명을 채용했지만 이비인후과에 단 1명이 지원했다. 강남세브란스는 정원 4명 중 4명이 지원했다. 
 
지방, 국립대·상급종합병원 ‘전멸’ 속 일부 중소병원 '선전'
 
이번에 4기 상급병원으로 지정된 빅5 형제병원들 성적도 아쉬웠다. 강릉아산병원은 내과에서만 1명을 뽑았으나 지원자가 없었고 울산대병원은 5명을 모집했지만 지원자가 1명에 그쳤다. 
 
그나마 삼성창원병원은 4명 정원 중 3명이 지원하며 비교적 만족스런 충원율을 보였다.
 
주요 국립대병원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은 인원 미달 상황이 반복됐다.
 
충남대병원도 15명을 충원하려했지만 1명이 지원, 충북대병원에는 9명 중 2명이 지원서를 냈다. 강원대병원은 5명 중 4명, 제주대병원은 4명 중 3명의 지원을 받았다. 부산대병원은 7명 중 2명이 지원했다. 
 
전남대병원은 정원 12명 중 6명이 지원했는데, 6개 진료과가 충원에 나섰지만 정신건강의학과와 영상의학과에만 각각 2명, 4명이 지원했다. 전북대병원은 정원 13명 중 1명만 지원서를 냈다. 
 
사립대병원들도 인원 미달을 면치 못했다. 동국대 경주병원·동아대병원·순천향대천안병원·해운대백병원·부산백병원 등은 지원자가 없었다. 
 
오히려 지방 소재 일부 중소병원이 지원자 모시기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부민병원, 부산성모병원, 예수병원은 비록 정원을 모두 충족하진 못했지만 1~2장 지원서는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소청과 필수진료과 위기…기존 인기과는 지원자 ‘폭발’
 
필수진료과인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의 어려움은 수 년 째 지속되는 모습이다. 이번 레지던트 모집 중 대부분 진료과에서 충원에 성공한 빅5 조차도 역부족이었다.
 
지난 상반기 레지던트 모집에서 높은 경쟁률을 보였던 삼성서울병원은 소아청소년과에서 2명의 정원이 있었지만 지원자는 없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상대적으로 큰 규모인 소아청소년과 9명, 산부인과 6명 등을 모집했지만 지원자는 전무했다. 가정의학과도 11명의 빈자리가 생겼지만 지원자는 단 한 명에 불과했다.
 
세브란스병원 역시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각각 6명을 모집했지만 지원서를 받지 못했다. 서울아산병원만 가정의학과와 산부인과에서 각 1명을 충원하는데 성공했다.
 
반면 전통적인 인기과는 병원 규모에 관계없이 지원자가 몰려들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피부과 1명 정원에 무려 15명이 지원하며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도 1명 모집에 2명이 지원하며 지원자가 정원을 넘어섰다.

부산대와 양산부산대 피부과도 각각 2명과 1명 정원을 충족했다. 안과 역시 ▲건국대병원(정원 1명, 지원 3명) ▲단국대병원(정원 1명, 지원 1명) ▲한양대구리병원(정원 1명, 지원 1명) 등 충원에 성공했다.
 
이번 후반기 모집에서 유일하게 성형외과 정원이 확보된 세브란스병원은 1명 선발하는데 5명의 지원자가 경쟁에 나섰다.
 
고령화 시대와 함께 비교적 근무강도가 낮아 인기과 반열에 든 재활의학과도 대부분 지원자가 정원을 넘었다. ▲순천향대부천병원(정원 1명) 2명 지원 ▲중앙보훈병원(정원 1명) 5명 지원 등이었다.

코로나19 시대 주목 ‘정신건강의학과’ 인기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각광받은 진료과들의 성적도 관심이다. 먼저 ‘코로나 블루’로 우울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대된 가운데 정신건강의학과가 호성적을 기록했다.
 
▲경희대병원 ▲명지병원 ▲순천향대부천병원 ▲순천향대서울병원 ▲양산부산대병원 ▲조선대병원 ▲전남대병원 ▲강동성심병원은 모두 1명 정원에 1명의 지원자를 채웠다.

서울대병원과 전남대병원은 1명씩을 모집했는데, 각각 3명과 2명이 지원하면서 이번 모집 중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감염병에 대한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법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조명 받은 진단검사의학과의 경우 특수를 누리진 못했다.
 
▲경희대 ▲건국대 ▲길병원 ▲아주대병원 ▲인하대병원 ▲한양대병원 ▲고대안산병원 등은 각 1명 정원이 발생했지만 지원자는 없었다. 서울 소재 대학병원인 가톨릭대의료원과 건국대병원만이 각 1장의 지원서를 받았다.
 
반대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개원가 상황이 힘든 것으로 알려진 이비인후과의 경우 큰 타격이 없는 모습이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한양대구리병원 ▲한림대강동성심병원 등은 모두 1명 정원을 충족하는데 성공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정신건강의학과의 경우 다른 비인기과에 비해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며 “다만 후반기 모집은 특수한 경우의 지원자가 원서를 접수하기 때문에, 상반기 모집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연·이슬비 기자 (mut@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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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히 염려스럽다 08.14 20:35
    비인기과 저리 된지 매우 오래되었다. 문제는 한세대가 폭탄맞아도 힘들게 수련하고 전문의 따고 나와서 운좋아 교수되어도 전공의때처럼 교수가 당직서야하는 상황이 지속될터인데 미래가 너무도 암담하다.
  • 진짜원조현대중앙 08.14 07:55
    현대중앙도 별수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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