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경북대병원이 정호영 전(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 자녀 입시 비리 조사 지연 및 친인척 채용, 의료인력 부족 등으로 집중 질타를 받았다. 강원대병원도 적잖은 임직원 친인척들이 채용됐지만 경북대병원보다 숫자가 적어 큰 이슈로 제기되지는 않았다.
13일 대구시교육청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호영 전 장관 후보의 '아빠 찬스'로 홍역을 치른 경북대·경북대병원은 친인척을 대거 임직원으로 채용한 사실이 드러나 뭇매를 맞았다.
국회 교육위원회 문정복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최근 3년간 경북대병원 친익척 임직원 채용 인원이 87명에 달한다"며 "국가가 운영하는 국립대병원에서 사회 통념상 자녀들이나 친척들이 취업한다는 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일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국립대병원은 국가가 운영하는 병원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혹시라도 국민 정서에 반하는 일이 있다면 피해가는 게 병원장 도리 아니냐"고 쓴소리를 했다.
더불어 정호영 전 장관 후보자의 자녀 입시 비리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외과전문의 출신인 정 전 장관 후보는 2015~2016년 경북대병원 부원장을 지냈고, 2017년 8월3일부터 2020년 8월2일까지 38대 경북대병원장으로 재직했다.
그가 병원장으로 재직 중인 기간인 2017년 딸은 경북대 의대 편입 전형에, 아들은 2018년 편입 전형에 합격했다. 이 때문에 야당에선 두 자녀가 '아빠 찬스'를 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논란이 증폭되면서 그는 후보직을 사퇴했고, 현재 대구경찰청 광역수사대 반부패경제범죄수사계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경북대 측 조사가 미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강민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정 전 장관 후보 자녀 입시 의혹과 관련해 경북대는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했지만 6개월이나 지나도 자체적인 감사 등이 진행되지 않았다"고 추궁했다.
아울러 경북대병원이 환자경험평가에서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됐다. 환자경험평가 결과와 함께 전공의, 간호인력 부족 등이 의료 질 하락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꼽혔다.
서병수 의원(국민의힘) 자료에 따르면 경북대병원 내 진단검사의학과와 방사선종양학과는 전공의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 의원은 "평가원에서 발표한 2021년도 환자경험평가에서 경북대병원은 전국 45개 종합병원 중 43위로 최하위권"이라며 "근본적인 문제는 의사 수 부족 탓인데, 전공의가 한 명도 없는 과가 있고 병원 전체 23개 과 중 8개 과만 정원을 채우고 나머지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니 의료서비스 질이 저하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환자들은 제때 응급치료를 못 받을 수 있고, 토요일에는 간판을 내린 과도 있다. 지방에 있는 모든 대학병원이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경북대병원은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이행 계획에 따라 코로나19로 인해 투입된 간호인력 106명을 감축하려는 계획도 비판 받았다.
문정복 의원(더불어민주당)도 "경북대병원 간호사가 부족하다"며 "간호사 수가 부족하다는 것은 간호사 1명당 돌봐야 할 환자 수가 많다는 것이다. 이는 간호사들이 그만두는 이유"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질타가 쏟아지자 김용림 경북대병원장은 "의사 평가 점수가 상당히 낮다. 환경 평가 점수도 낮은 거로 알고 있는데 병원이 1928년에 지어졌다"며 "고객지원팀을 신설하고 의사직 환자경험관리 TF(태스크포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로 전체 간호사 사직율은 6~7%로 높지 않은데, 입사 1년 미만인 간호사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간호인력 부분에 대해선 심층면접 등을 통해 고충을 듣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정감사에서 강원대와 강원대병원은 경북대, 경북대병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용히 지나갔다. 강원대병원 역시 임직원 친인척 채용이 35명 정도 보고됐지만 90명에 달하는 경북대, 경북대병원에 묻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