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체검사 개편, 일차의료 흔들고 필수의료 더 악화”
김경태 성남시의사회장
2026.07.01 09:35 댓글쓰기

[특별기고] 최근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검체검사 수탁 관련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일차의료 현장에서는 깊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일부 부적절한 관행을 근절한다는 명분 아래 검체검사 수탁 구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비용을 조정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실제 일차의료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또 다른 필수의료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


“의원급 시행 혈액검사, 높은 수익 보장하지 않는다” 


현재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시행하는 혈액검사는 결코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분야가 아니다. 혈액검사 한 건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의사 진료와 판단뿐 아니라 간호인력이 시행하는 채혈 및 검체 관리, 냉장 보관, 수탁기관 전달, 결과 확인 및 설명 등 상당한 인력과 행정적 비용이 투입된다.


그럼에도 건강보험 수가는 이러한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많은 의원들은 수익 창출이 아닌 환자 진료 연속성을 위해 검사를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과 같은 만성질환 환자의 적절한 관리를 위해서는 정기적인 혈액검사가 필수적이다. 의원급 의료기관이 이러한 검사를 수행할 수 있어야 환자는 가까운 동네에서 지속적이고 편리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현재와 같이 검체검사와 관련된 최소 보상마저 축소한다면, 의원급 의료기관이 이를 유지할 유인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정책이 오히려 정부가 우려하는 현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이다.


정상적인 건강보험 진료를 통해서는 의료기관 운영이 어려워질수록 의료기관은 생존을 위해 비급여 영역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이미 일부 내과나 건강검진센터들이 각종 비급여 검진 프로그램에 의존하는 배경에도 보험 진료만으로는 운영이 어렵다는 현실이 존재한다.


“한쪽 재원 줄여 다른 곳에 배분하는 방식으로는 필수의료 지속성 확보 불가능”


정부는 필수의료를 살리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필수의료를 살리는 방법은 기존 필수의료 영역에서조차 최소한의 보상을 줄이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재정을 투입하거나 구조적인 개선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한쪽의 재원을 줄여 다른 곳에 배분하는 방식으로는 필수의료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없다.


의료 현장에서는 이미 소아청소년과가 무너지는 과정을 목격했다. 낮은 수가와 과도한 규제 속에서 많은 의료진이 현장을 떠났고, 결국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갔다. 지금의 정책 방향이 지속된다면 내과 역시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일차의료는 국민 건강의 최전선이다. 동네의원이 수행하는 혈압 관리, 당뇨 관리, 이상지질혈증 관리와 같은 기본적인 만성질환 진료가 무너지면 결국 상급종합병원 부담은 더욱 커지고 의료체계 전체의 효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일부 사례를 근거로 전체 의원급 의료기관을 잠재적 문제 집단으로 바라보는 접근을 중단해야 한다. 의료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일차의료기관이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검체검사에 대한 과도한 규제와 보상 축소는 필수의료를 살리는 정책이 아니라 필수의료 기반을 약화시키는 정책이 될 수 있다. 정부가 진료현장 우려를 외면하지 말고 이번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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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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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 2000
  • 지뚱 07.01 10:45
    엄청 공감하며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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