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약사 75명 첫 배출…병원서 역할 확대 기대
2011.01.13 21:30 댓글쓰기
병원에서 임상 약물요법을 담당하는 전문약사. 그 자격시험이 시행된지 올해 2년째이다. 지난해 10월 30일 임상약사들의 전문성을 뒷받침하고자 우리나라 첫 전문약사 시험이 시행되면서 75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이를 시작으로 매년 전문약사시험을 통해 자격증을 받는 약사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병원약사회는 임상에서 전문적인 실무를 펼칠 수 있는 약사를 길러내겠다는 취지하에 실시한 이번 시험을 토대로 점차 전문약사의 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임상약사? 전문약사? 언제부터 시작됐나
전문약사 시작은 서울대가 1983년에 전공약사제도를 도입하면서 2년 동안 교육을 마친 약사들을 병원 내 임상업무를 위해 정규약사로 배치시킨 것이 그 시발점으로 볼 수 있다.

서울대병원 약제부 조제과장이자 병원약사회 교육이사를 맡고 있는 김향숙 과장은 “의약분업 시행 전에는 약사들이 주로 외래처방에만 치중되는 면이 없지 않았지만 의약분업 이후 임상약사를 키우자는 말이 많았다”며 “약사들이 조제업무만 아니라 처방전 검토 등을 하면서 병원 팀업무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에 기대를 걸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서울대병원은 그 동안 세미나 등 교육과정을 통해 임상약사들을 길러왔다.

서울대 이후 몇몇 다른 병원들도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해 임상에 중요역할을 할 수 있는 약사들을 배출시키게 됐다.

전문약사 시험은
약사들 임상관련 실무능력을 뒷받침해줄 자격증 취득 필요성이 높아져 병원약사회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전문약사제도를 통해 전문약사라는 명칭으로 자격시험이 치뤄지게 된 것이다.

시행 초기인 만큼 작년에는 실무경력 2년 이상이 자격 요건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병원약사회 등에서 시행하는 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이 요건이 되는 만큼 체계적으로 전문약사들을 길러내겠다는 논리다.

지원자들을 위한 교육 자체는 예전부터 시작하고 있었기 때문에 교육을 마칠 때까지 대략 2년 이상은 소요, 자연스럽게 2년 이상의 실무경력이 성립 된다.

김 과장은 “병원약사회 인증위원회를 통해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병동에 올라가 실무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검토해 시험응시 자격여부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이러한 제도를 통해 시험자체가 업무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될 수도 있어 문제 출제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약사 역할은
김향숙 과장은 이러한 체계를 통해 약사들의 역량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안전한 약물요법을 공부하기 위한 교육과정인 만큼 기초를 더욱 탄탄히 할 수 있어 이들에 대한 신뢰도가 증대되고 자격증은 실무능력 증거로 뒷받침 되면서 의료진과 자연스러운 커뮤니케이션이 성립돼 앞으로 더욱 병원 의료서비스의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피력했다.

그러한 병원의 전문약사들은 조제역할 외에 좀 더 구체적인 일을 맡는다.

김 과장은 영양파트를 예로 들면서 “환자가 입원하면 영양사와 약사 그리고 의사가 함께 환자의 영양상태를 검사하고 결과가 나오면 치료계획을 세운다. 이 과정에서 수액 투입량 등을 확인하기 위해 간호사도 투입되는데 결과적으로 이들 모두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할 수록 빠르고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이라며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역량있는 약사가 전문약사"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전문약사는 많은 분야에 투입될 수 있는데 궁극적으로 맡는 일은 환자에 대한 안전한 약물요법이다. 병원 임상시험도 최근 늘어나고 있는데 그 프로토콜을 검토할 수 있는 것도 전문약사의 중요 임무일 것”이라고 소개했다.

향후 전망은
현재 전문약사들이 하는 일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김 과장은 “미국과 같은 우리나라보다 더 발달된 임상약학을 차근차근 검토하면서 우리나라 전문약사의 역량을 더욱 높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약사들이 학구열이 높은데도 틀에 박힌 체계 안에서 그 열정을 발산하지 못한 것을 전문약사제도를 통해 어느 정도 물꼬를 터, 열정이 있는 약사들이 앞으로 많은 분야로 진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의료계에 내과, 외과, 성형외과 등 전문분야가 있는 것처럼 약사들도 전문 분야가 필요한 것을 느끼고 있고 그러한 점을 충족시키면서 병원 의료서비스 제고에도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는 “의료 정책이 계속해서 바뀌고 있는 만큼 약사들도 그 능력에 맞게 배치돼야 하는데 그 만큼 앞으로 다양해진 실무분야에 들어갈 것이고 예를 들어 DUR시행 등에 있어서도 전문약사의 역할은 중요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또 “미국 전문약사 자격증인 BPS를 취득한 약사들도 많은데 그 중 실제 미국에서 약사로서의 삶을 사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해 우리나라도 전문약사제도를 만들게 된 것”이라며 “아직 복지부 차원에서 만들어진 정식 제도는 아니고 병원약사회에서 시작한 것인 만큼 앞으로 정식 제도화가 되기 위한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향숙 과장은 끝으로 “병원약사들은 의료서비스 향상을 위해 항상 고민하고 전문약사 육성에도 심혈을 기울여 임상발전에 밑받침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그 만큼 앞으로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시설이나 제도적인 면에서도 어느 정도 발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