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인증제 앞두고 화난 병원약사들
2010.09.28 21:29 댓글쓰기
의료기관 인증제 도입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병원약사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인증평가에 있어 병원약사들이 중요한 축을 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진행 중인 논의에서 병원 약사들이 배제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병원약사회 의료기관 인증제 대비 TFT 팀장을 맡고 있는 손기호 부회장(삼성서울병원)[사진]은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인증평가 문항 개발에 있어 약사들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다보니 약사들의 실제 요구가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는 11월 경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이 출범하는 등 의료기관 인증평가가 본궤도에 올라설 전망이지만, 병원약사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손 부회장은 “인증평가 과정에서 약사들이 챙겨야 할 부분도 많지만, 이러한 것들에 대해 공식적으로 의견을 전달할 창구가 없다는 게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이처럼 손 부회장을 필두로 병원약사들이 우려감을 나타내는 데는 앞으로 인증평가 도입에 따라 병원약사들의 근무환경이 확연하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손 부회장은 “인증평가가 시작되면 그동안 병원에서 약사들이 챙겨왔던 것과 전혀 다른 의미에서 새로운 역할을 요구받게 된다”면서 “단순히 법이 바뀐 것 이상의 영향을 약사들에게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현재 작업이 한창인 인증평가 문항에는 의약품 구매에서부터 보관·조제 안전관리, 투약 모니터링 등 직접인 것들 이외에도 병동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약물 관련 사안들도 약사들이 간접적으로 챙겨야 할 몫으로, 이를 객관적 지표로 나타내는 노력이 요구된다.

그러나 손 부회장은 “일례로 약물관리 문항을 보면 연간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라고 하는데 이 부분은 전문가인 우리도 잘 이해가 가질 않는 부분”이라며 “현실에서 허용 가능한 범위를 과도하게 넘어선 제도 등을 요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중소병원 단위에서 이를 따라와 줄 수 있을지 여부다. 손 부회장은 “중소병원 단위에서는 의약품 안전관리와 관련한 매뉴얼 작성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력난이 심한 중소병원, 특히 지방의 중소병원의 경우 인증평가 준비 자체도 쉽지 않을 것이란 소리다.

그는 “큰 병원의 경우 변화를 감당할 여력이 있는 반면 중소병원은 그렇지 못하다”며 “인증평가에 맞춰 의약품 사용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때문에 병원약사회 차원에서도 중소병원을 위한 규정과 지침, 절차 등을 정리한 매뉴얼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해 도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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