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빌린 약사, 80억 갚았어도 '빚 독촉' 시달려
2010.06.24 11:21 댓글쓰기
한 약사가 5억원을 빌린 후 2년여동안 80억원을 상환했지만 아직도 이자상환 요구에 시달리는 약사가 결국 법의 힘을 빌리게 됐다.

24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최근 검찰에 고소장을 접수시킨 약사 P씨는 의약분업 전 1일 매출 8000만원대를 자랑하며 제약업계에 영향력을 갖고 있던 유명 약국 경영주였다.

하지만 P씨는 2005년 초 교통사고를 당해 2년여 간 약국 경영이 허술해지고 때마침 직원이 영양제 수액제를 의사 처방 없이 판매하는 바람에 법정에 서게 됐다. 10억원대의 불의의 피해가 발생하면서 긴급 자금이 필요했다.

당시만 해도 P씨가 20여년간 운영해온 종로 K약국은 하루 천만 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약국으로 업계의 큰 손이었던 P씨는 50억 원대의 부동산과 저축을 보유하고 있었다.

워낙 급했던 P씨는 고등학교 동창생들과 친분이 있던 사채업자 C씨에게 1억원을 빌렸다. 몇 달 후 돈이 더 필요해져 1억5000만원을 추가 융통할 때는 이자가 월 3000만원(연 156%)을 훌쩍 넘어버렸고,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받을 어음이 부도처리 되면서 2억7000만원을 더 빌려 이자를 월 6250만원(연 166%)을 내게 됐다고 밝혔다.

총 빌린 금액은 3차례에 걸쳐 총 5억2000만원이었는데, 돈은 만져보지도 못하고 원금에 얹혀진 빚만 20억원이 훌쩍 넘어섰고 이자가 최고 연 1000%가 넘기도 했다고 한다.

P씨는 약품업계에서 쌓아온 신용과 체면 때문에 밀린 이자를 내기 위해 또 추가 대여를 받는 식으로 이리저리 돌려 막다 보니 결국 76억 원이란 거액을 상환했다. 그는 재산이 거덜났지만 원금은 아직도 그대로여서 상환 요구에 시달리고 있다고 고소장에서 주장하고 있다.

한편, 사채를 빌려준 C씨는 자신이 편취한 게 아니라 P씨의 모친에게 다 넘어갔다며 고소한 상태여서 사건이 어떻게 진전될지는 미지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P씨는 모든 송금을 은행 계좌로만 입금, 명확한 근거를 갖고 있어서 법적인 입증과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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