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 쥴릭 사태 일파만파…열쇠 외자사
2009.11.11 21:42 댓글쓰기
국내 의약품 도매업계의 반 쥴릭 정서가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문제 해결의 공은 다국적 제약사들에게 넘어갔다.

탈쥴릭 선언을 한 동원약품그룹이 한국 MSD와 직거래 계약 맺은데 이어, 최근 한국화이자제약과도 우여곡절 끝에 의약품을 공급받기로 하면서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 도매업계 사이의 물꼬가 트이는 듯 했다.

더군다나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가 불거진 이후 복지부 역시 이 문제에 관심을 보이며 해당 제약사들을 대상으로 입장 정리를 요청하는 등 압박을 가하자 도매 업계의 기대도 한껏 부풀러 올랐다.

그러나 MSD와 화이자 등 두 곳을 제외한 나머지 다국적 제약사들의 경우 아직 이렇다 할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채 사태 추이만을 지켜보고 있어 상황은 더욱 꼬여만 가고 있다.

한 다국적 제약사 관계자는 “공정경쟁이라는 원칙적인 측면에서는 충분히 공감하나 회사 특성상 글로벌 차원에서의 고려도 빼놓기 힘들다”며 “쥴릭과 관련해 회사 내부적으로 입장을 정하기가 쉽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노바티스 피터 야거 대표 역시 지난 9월말 한국의약품도매협회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쥴릭과 한국 도매업계간의 공정한 경쟁을 바란다”며 긍정적인 의사를 표시했지만, 이 곳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때문에 쥴릭과 도매업계 사이의 긴장상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최근 쥴릭과 도매 계약을 체결한 한 다국적 제약사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는 국내 상황에 대해 크게 우려하거나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며 이번 사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복지부의 압박 또한 기업의 정당한 경영권 행사인 계약문제에 직접 개입을 하기에는 부담이 큰 점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도매업계는 연일 성명서를 발표하며, 다국적 제약사들을 향해 자발적 참여를 촉구하며 화살을 돌리고 있다.

도매협회는 지난 10일 제3차 이사회를 개최하고 다국적 제약사의 직거래 확대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여 발표했다.

협회는 결의문에서 “최근에 발생되고 있는 일부 다국적 제약사들의 국내토종도매유통회사에 대한 거래약속 불이행 사태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의약품의 요양기관에 대한 공급이 크게 지장을 받아 국민(환자)의 건강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협회는 “일부 다국적 제약사들의 국내도매회사에 대한 불공정한 거래차별 행태에 대해 이를 엄중히 경고·규탄한다”며 “국내도매회사와 직거래를 즉시 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료계 역시 마찬가지로 대한병원협회를 비롯, 대구시와 경북도 의사회 등은 잇따라 성명서을 발표하며 “정상적인 의약품 유통을 저해하여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잘못된 유통현실에 대해 각성해야 한다”며 “쥴릭의 독점적 권한 남용을 즉시 중단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관련 당사자인 쥴릭은 “독점행위는 물론 불공정하고 부도덕한 사업을 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인 만큼 명예훼손 행위를 중단하라”며 한 차례 입장을 도매협회 측에 전달했을 뿐, 무대응 원칙으로 일관하고 있다.

쥴릭의 한 고위 관계자는 데일리메디와의 통화에서 “이번 일과 관련해 어떠한 입장이나 반응을 외부로 알리지 말 것을 회사 방침으로 세워뒀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회사 차원의 공식적인 입장 등이 정리되면 적당한 시점에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조만간 쥴릭에서도 회사 차원의 공식 대응이 나올 것을 시사했다.

한편, 쥴릭의 거래 당사자들의 대표기관인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는 이 문제에 대해 관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KRPIA 한 관계자는 “이번 문제는 회원 기업이 자신들의 상황에 맞게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협회 또한 이에 관한 논의를 하고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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