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약사들의 단식투쟁
2008.05.16 22:07 댓글쓰기
대한약사회가 정부와 시민단체, 의료계 등이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일반약 약국외 판매에 대해 결사반대의 의지를 보이며 약국외 판매저지를 위한 행보로 '단식투쟁'을 선택했다.

지난달 24일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 주재 국정과제보고회에서 소화제 등 약국외 판매가능 의약품 확대 등 66개를 중점과제로 선정하고 연내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약사회는 정부 방침을 정면으로 반대하며 그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한 방편으로 '단식투쟁'을 선택했다. 약사회는 그동안 신정부의 일반약 슈퍼판매 저지를 위한 복약지도 포스터 배포에 이어 부당성을 알리는 결의문 채택 등 긴장감이 컸다.

결국 16일 박호현 회장 직무대행과 김구 부회장, 박정신 정책이사, 신상직 약국이사, 차도련 학술이사가 첫 주자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하지만 이번 단식 릴레이에 대해 보건의료계에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보건의료계 전반에서는 약사회의 이번 단식농성이 또 다시 보여주기 위한 '쇼'를 하고 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또한 정부의 정책 방침에 대한 문의와 질책에 따라 약사회도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일회성 행사라는 평도 나온다.

실제로 단식투쟁 일정을 살펴보면 30여 명의 집행부가 3~5명씩 한조를 이뤄 2~3일 실시한다. 이를 두고 의료계 한 관계자는 "일반인들도 건강을 위해 단식원을 찾아 일주일 정도 단식을 하는 마당에 2~3일 단식은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비꼬듯 폄하했다.

최근 시사고발프로그램인 MBC '불만제로'가 약국가의 불법적 행태인 무자격자의 의약품 판매·의약품 조제행위에 대해 방영한 이후 약사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믿음은 바닥을 치고 있다.

무자격자 고용, 비위생적 조제실 관리, 전문의약품 판매, 불법진료 등 가려져 있던 각종 불법행위가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인해 국민들이 약사들에 대한 불신감이 커지는 듯한 분위기이다.

이런 상황에 약사회는 자신들의 이득이 침해당할 것을 걱정해 정부 정책에 정면으로 반발하며 '단식투쟁'과 같은 극단적 방법을 추구하는 것은 제살 파먹기에 지나지 않는다.

약사회에 대한 일반인의 불신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약사회는 이 불신이 환자와 약국, 나아가 사회 전체적으로도 결코 득이 될게 없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또한 약사회는 여론에 좀더 신경을 써서 단순히 약사들의 이익이 아닌 국민건강과 국민의 편의성에 어떠한 것이 부합될지를 생각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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