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약사회의 이익 좇기
2008.03.02 22:15 댓글쓰기
그동안 일반약 슈퍼판매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던 약사회가 공식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적극 대응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약사회가 여론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지나치게 자기 중심적인 행동을 보이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27일 대한약사회는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일반약 슈퍼판매에 반대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고 정부에 이를 전달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최근 한 시민단체에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가정상비약 약국외 판매'에 대한 정책제안서를 제출한 것이 그 시발점으로 작용했다는 평이다.

또한 새 정부가 최근 소화제와 일부 정장제의 약국외 유통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구체화되면서 약사회는 위기감을 느끼고 이런 결의안을 채택한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보건의료계에서는 약사회가 너무 자신들만의 이득을 위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팽배하다. 실제로 원희목 회장은 지난 정기총회에서 "일반약이 의약외품으로 전환되는 것을 최대한 막고, 전문약을 일반약으로 전환하는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것도 한 몫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동안 침묵으로 일관해 오던 약사회가 한 시민단체가 대통령 인수위에 정책제안서를 제출하자 보다 위기감을 느끼고 이러한 결의안을 채택, 정부에 전달하기로 결정하게 된 것이다.

약사회의 움직임은 주변에서 "약사회가 자신들은 양보 하나 하지 않으면서 이득만을 취하려는 모순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약사회는 또한 국민건강관리기관 승격을 노리고 약국의 기능을 재정립하기 위해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갔다. 올해 7월 시행되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서 약국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사전준비 작업인 것이다.

약사회는 "보건의료 환경의 변화와 약국이 갖고 있는 소비자 접근성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 건강관리약국 도입에 관한 구체적인 연구 자료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약사회가 약사들의 모임이기 때문에 약사들의 이익을 최대한 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약사회는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아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무시한 채 자신들이 원하는 것만 취하고자 하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원칙에서 벗어난 집단 이기주의로만 비춰질 수 있다. 실제로 약사회가 주장하는 의약품은 전문가인 약사에게 맡겨야 한다는 것은 일반시민들 입장에서 부정적으로 비춰지고 있는 실정이다. 여론은 현재 일반약 슈퍼판매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약사회의 일반약 슈퍼판매 반대 움직임은 약사들의 입지를 더욱 좁힐 수 밖에 없다.

약사회는 여론에 좀더 신경을 써서 단순히 약사들의 이익이 아닌 국민건강에 어떠한 것이 더욱 이득을 가져 올지를 생각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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