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마약류 처방이 급증하는 병·의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배우 유아인씨 프로포폴 투약 사례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앞으로도 오남용이 의심되는 의료기관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김명호 마약안전기획관[사진, 국장]은 14일 전문지 출입 기자단과의 간담회를 통해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식약처 임시 조직이었던 마약안전기획관은 지난 1월 30일 행정안전부 평가를 무사히 통과, 정식 조직으로 편성됐다. 마약류 오남용 및 중독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면서 조직 필요성이 인정된 것이다.
마약안전기획관은 마약정책과와 마약관리과로 구성돼 있으며, 2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2023년 예산은 34억7900만원으로 당초 정부안보다 34.9% 증액됐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마약안전기획관을 중심으로 안정적이고 보다 장기적인 마약류 관련 정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식약처는 의료용 마약류 사용이 빈번하게 이뤄지는 의료기관을 적극 모니터링하고, 사전알리미 시스템을 통해 의사들에게 사용 현황을 공유하며 처방량을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김 마약안전기획관은 "국내에서 펜타민을 비롯해 졸피뎀, 프로포폴 등이 가장 많이 처방되는 의료용 마약류로 꼽히는데 이런 의약품을 많이 처방하는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는 펜타민 패치를 잘 처방해주는 의원 명단이 공유된다는 이야기도 있다"면서 "규모가 있는 병원에 비해 과도하게 마약류를 처방하는 의원들에 대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그는 "실제 처방량이 지나치게 많은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조사를 요청한 결과, 배우 유아인 씨가 경찰 수사망에 걸린 것"이라며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사전에 알림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용 마약류 처방 급증 의료기관 관리·감독 강화"
"마약 중독자 재활사업 강화, 재활센터 증설은 과제"
의료용 마약류 처방 감시 및 감독뿐만 아니라 마약 중독자에 대한 재활 관련 사업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재활센터 증설도 염두에 두고 있는 과제 중 하나다.
김명호 마약안전기획관은 "마약 예방을 통한 마약 중독자 발생을 줄이고, 재활센터 중심의 재활 지원을 통해 중독자의 재범률을 낮추고 사회복귀를 지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약 중독의 경우 다른 문제와 달리 재범률이 35% 이상을 보이기에 관리가 중요하다"며 "예방, 단속, 재활까지 3단계로 나눠 마약 중독자 문제에 접근코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전국 재활센터가 서울과 부산에만 있는데, 올해 예산을 추가로 확보해 증설하려 한다"며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지역에 재활센터를 설치하고자 한다"고 피력했다.
식약처는 한국형 사회 재활프로그램 개발을 준비해 개인별 중독 수준과 중독 약물에 맞춤형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김 기획관은 "개인별 중독 수준과 약물에 따라 재활에 필요한 요소가 다르다"며 "이런 현실을 고려해 중독 수준과 중독 약물에 맞춘 한국형 사회재활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해 별도 예산 편성을 시도하고 있으며 일단 기초적인 프로그램 개발부터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