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강력 반발···식약처 '국제일반명 연구용역 취소'
'INN 제도 도입 추진 않겠다' 공식 입장 표명
2019.06.13 12:13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발사르탄 사태 이후 제네릭 의약품 관리 강화 방안 중 하나로 검토 중이던 '의약품 국제일반명(INN)'이 의약계 화약고가 될 조짐이 보이자 규제당국이 한 발 물러섰다.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정부는 제네릭 이름을 통일하는 방안으로 INN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 않다"며 "국내 '제네릭 의약품 관리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는 해외 현황 조사라는 당초 취지와 다르게 오해할 여지가 있어 지난 12일 공고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INN은 제네릭 제품명을 '제조사+성분명'으로 표기하는 것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1950년부터 시행해왔다. 쉽게 말해 발사르탄의 경우 구주발사르탄, 부광발사르탄과 같이 표기하는 것이다.

국내에선 제네릭 제품명을 상품명으로 표기하고 있다. 성분명이 같아도 회사마다 제품명이 각양각색이다. 발사르탄만 해도 듀엘엑스정, 디스포지정, 디오탄플러스, 메가포지정, 발데르드정 등으로 수백가지에 달한다.

이처럼 제품명이 많다보니 발사르탄 사태 당시 환자들이 자신이 복용하는 약이 어떤 성분인지 알기 어려웠다. 이에 환자의 알권리 보호와 제네릭 관리강화 방안 중 하나로 식약처가 INN 검토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의료계는 INN 관련 연구가 성분명 처방을 위한 수순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의약품 선택은 환자의 상태와 약품의 효능, 안전성 등을 고려한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는 "INN 도입은 사실상의 성분명 처방이자 명백한 의약분업 파기"라며 "정부는 잘못된 의약분업으로 인한 2000년 의료대란을 기억해야 한다. INN제도에 대한 일체의 논의를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반대로 약계는 INN의 경우 성분명과 함께 제조사가 표기되기 때문에 성분명 처방과 무관하다며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INN 연구용역 추진이 두 직역 간 갈등을 부추기고, 의약분업 파기로 확대 해석되자 당황한 식약처는 관련 연구용역을 취소하고, 향후 세부 연구내용 등을 명확히 해서 재공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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