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서남대학교 의과대학 폐지를 추진키로 발표하자 지역 대학들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의과대학 유치를 희망하던 대학들에게 호기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첫 포문을 연 것은 순천대학교. 순천대는 14일 개교 78주년 기념 정책포럼을 갖고, 의과대학 설립 공감대 확산에 나섰다.
이 자리에는 정기현 현대병원장(서울의대 연구교수), 민주통합당 김광진 의원, 순천대 생물학과 성치남 교수(의과대학 설립연구팀장) 등이 나서 기조 발제를 하고 의대 설치 당위성에 힘을 실었다.
특히 김광진 의원은 이날 교육부의 의대 설치 계획 및 향후 설치 계획에 대한 공식답변 내용을 알렸다.
김 의원은 “교육부 공식답변에 따르면 신규의대 설치 및 정원 배정은 향후 보건복지부로부터 의대 정원에 대한 수요 발생 시 별도 선정 절차를 거쳐 배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국립대학의 경우 의대 신설 시 교수 정원, 부속병원 확충 등을 위해 추가적으로 막대한 국고지원이 필요한 점을 감안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교육부 입장을 전달했다.
의대를 비롯 보건의료분야 정원 수요는 실질적으로 복지부의 사전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다.
현재 복지부는 향후 10년 간 전남지역 의사 수급에 차질이 없다고 판단, 의대 추가 신설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지역 대학들은 서남의대 정원을 겨냥, 여전히 장밋빛 전망을 밝히고 있다.
김광진 의원은 “전남은 전국 16개 광역시ㆍ도 중 유일하게 의대가 없으며, 전남 동부권은 대학병원이 없는 보건의료서비스 소외지역”이라며 “지역민들의 의대 유치 목소리를 당국이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해본다”고 강조했다.
의대 유치를 위한 전략으로는 △응급의학 △재활의학 △산업의학 특성화를 꼽았다. 현행 의과대학과 차별화를 두지 않으면 승산이 없다는 복안에서다.
성치남 교수는 “전남 동부 지역은 여수ㆍ광양의 중화학산업 단지 밀집으로 환경오염과 관련된 질환, 직업병 발생 및 폭발사고에 의한 응급환자 발생이 가능한 곳”이라며 “사고 발생 지역과 근접한 위치에 응급의료 시설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응급의학 전문의 양성과 응급의학-재활의학 연계에 따른 사고 장애 치료 전문인력을 지역 의과대학을 통해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약대, 간호학, 생물학, 기초의화학, 고분자 등 관련학과가 있고 의대 및 한의과대학 설립 타당성 연구와 같은 유치 노력을 해왔다”며 “의대 유치를 통해 전문 의료인력 양성과 의ㆍ생명과학 바이오 허브, 의료복지 서비스 제공 등의 효과를 기대한다”고 피력했다.
최근의 이 같은 지역 대학들의 움직임과 관련, 한 의대 교수는 “정원 문제에 대해 벌써부터 다른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며 “서남의대 건에 대해 외부에서 왜곡된 판단, 잘못된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의대 신설은 또 다른 부실의대를 양산할 것”이라고 일반적인 의료계 의견을 대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