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유방암을 단순 염증으로 오진해 환자를 사망케한 산부인과 의사에 5400여만원의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서울고등법원 제17민사부는 환자 유족측이 의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이 내린 유족측 패소부분을 취소해 원심에서 유족측이 받지못한 나머지 손해배상금에 대해서도 병원이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선고했다.
유방 통증, 멍울 발견 등으로 유방암 소견이 상당한데도 정확한 진단을 위해 유방 초음파 촬영 등 충분한 검사를 실시하지 않아 종양이 폐, 뼈, 림프절 등으로 전이, 환자가 사망했다면 병원 과실에 따른 손해배상금을 유족에 배상해야한다는게 법원의 판단이다.
이로써 사망한 환자의 남편과 미성년자인 세명의 자녀는 총 손해배상액 5400여만원 중 원심에서 불인정한 2700여만원을 병원으로부터 추가로 지급받게 됐다.
당시 30세 가량이었던 G씨는 좌측 유방에 멍울이 만져지고 통증이 심해지자 산부인과를 찾아 초음파검사를 받았다.
검사결과 2.78cm가량의 종괴가 발견됐지만 의료진은 이를 염증에 의한 병변으로 오진, 항생제 및 소염제를 처방한 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내원 후에도 G씨는 별다른 호전 없이 지속적인 유방 통증을 호소했고, 약 9개월 뒤 상급병원을 찾아 유방 내 조직검사를 시행한 결과 침윤성 유방암 확진을 받았다.
항암치료를 진행했지만 유방암 4기까지 진행 돼 이미 뼈, 폐, 액와 림프절 등 타 장기로 종양이 전이된 G씨는 죽음을 피할 수는 없었다.
법원은 병원 과실이 상당하다고 판시, 유족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최초 초음파 검사에서 확인된 종괴가 결국 유방암으로 진행됐는데, 의료진은 발견된 종괴가 악성암종양일 가능성을 유족측에 설명하지 않아 치료 적기를 놓치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초기 발견된 종괴는 2.78cm로 이는 유방암 2기에 해당하며 이 때 환자의 기대수명은 5년에 달한다"며 "의료진의 과실로 환자가 9개월간 치료를 하지 못했으므로 의료진은 G씨의 사망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