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극히 드물게 나타나는 조영제 부작용으로 사망한 환자에 대해 병원의 책임은 없다는 판결을 내놨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8민사부는 최근 난소암 치료를 위해 찾은 병원에서 정밀검사 과정 중 사망한 환자 유족이 유명S대병원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유족의 주장을 모두 기각, 병원 승소를 선고했다.
흉부 CT에 쓰이는 조영제 부작용으로 환자가 사망할 확률은 10만분의 1로 극히 드문데다 의료진은 약물로 인한 환자 쇼크사를 미리 예견하거나 방지할 수 없으므로 병원 책임이 없다는게 법원의 판단이다.
복통과 호흡곤란 악화증상으로 국내 유명 S대병원을 찾은 A씨는 복부 CT 결과 양측 난소에 종양이 확인됐고 복수가 관찰됐다.
이후 병원은 정밀검사를 위해 추가 흉부 CT촬영이 필요하다고 판단, A씨에 검사 동의를 받으면서 조영제의 희귀한 과민반응과 사망위험성을 설명했다.
이에 A씨는 "과거 조영제를 이용한 검사 전력에서 조영제 부작용이나 약물 부작용, 알레르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A씨는 흉부 CT검사 직후 갑자기 현기증을 호소하며 쓰러졌고 심한 현기증과 활력 징후를 측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뒤척이는 발작 증세를 보였다.
의료진은 응급처치를 시행했지만 A씨는 심부전으로 사망했다.
의학적 검사결과 A씨는 악성종양이 복수, 흉수에 까지 전이된 난소암 4기환자로 확인됐으며 사망원인은 '아나필락시스 쇼크'인 것으로 드러났다.
약물, 벌독 등을 원인으로 한 급성 전신 알레르기 반응에 의해 두드러기, 호흡곤란, 혈압강하, 의식소실을 초래하는 아나필락시스는 발생하면 치명적인 장애나 사망에 이르게 되지만 발병 예측이 불가능해 적절한 치료가 시작되기도 전에 목숨을 잃는 경우가 빈번하다.
A씨의 남편과 자녀들은 병원측 과실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병원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조영제 부작용으로 인한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예견하거나 미연에 방지할 수 없는데다 A씨의 경우 조영제 부작용 등의 전력이 없었다"며 "의료진은 CT촬영 전 환자에 조영제 부작용 등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했고 응급시 대처도 문제 없었다"고 판시했다.
이어 "조영제 사전테스트 역시 그 안전성이 확실히 입증된 상태가 아니므로 의료진이 A씨에게 조영제에 의한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해 환자 사망을 방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