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까지 가세 돈줄 마르는 의사협회
회비 납부율 곤두박질, 13일 회장 후보자 마지막 합동설명회서 핫 이슈 부각
2014.06.13 20:00 댓글쓰기

 

오는 18일 선출될 제38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임기 내 그 어느 사안보다 ‘저조한’ 회비 납부율 문제 및 의과대학 교수들과의 관계 설정 과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 시도의사회 주최 후보자 합동설명회의 마지막 지역인 서울에서 3명의 후보들은 파산 지경에 이르게 된 의협 재정과 낮은 회비 납부율에 대해 위기의식을 같이 했다.

 

12일 전국교수협의회가 최근 회비 납부를 당분간 보류키로 결정한 것을 염두한 듯 의협 후보자들 사이에서도 내내 긴장감이 돌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미 출마 직후부터 세 후보가 한 목소리로 강조하고 있는 화합과 대통합은 현재 분열 상태에 직면해 있는 의협을 되살리겠다는 의지가 녹아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갈수록 의협이 개원의 단체로 전락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이어 병원협회마저 등을 돌린 상황에서는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와의 관계 설정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보인다.

 

그렇잖아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회비 납부율이 최근 병원계, 전공의 등은 물론 교수들의 무관심과 냉소로 곤두박질치고 있어 우선순위로 회비 납부율 향상을 위한 ‘묘수’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13일 합동설명회에서 좌장을 맡은 박상호 부회장 역시 “의협이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동력이 확보돼야 한다”면서 “회비 납부율이 높아야 회무 역시 원활하게 돌아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박 부회장은 세 후보에게 의협 재정 안정화 묘책에 대해 질의했다.

 

이와 관련, 유태욱 후보는 “회비 납부율이 저조한 이유는 의협이 중앙회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아 실망과 불만이 극에 달해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실제 전국교수협의회에 속해있는 교수들, 소위 말해 사회적으로도 존경받는 사람들이 회비 납부를 유보하고 있다”며 “가장 큰 이유는 의협과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유 후보는 “교수들에게도 의협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배려해줄 수 있어야 한다”면서 “회장 행동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전 회원 소통 구조를 열 수 있는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구체적으로는 1년에 90여만원(특별회비 포함)에 달하는 의협 회비를 월납으로 납부한다면 한 달에 7~8만원 정도를 납부하게 돼 부담이 경감돼 납부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추무진 후보의 경우 회비 납부의 당위성에 대해 회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선결 과제라는 의견을 내놨다.

 

추 후보는 “의협의 역할과 위상이 제대로 정립돼 있다면 회원들이 저절로 따라올 것이라고 했다”며 “회원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중지를 모으느냐에 해답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의사회의 경우, 구의사회 내 반모임이 잘 되는 곳은 회비 납부율도 높고 단합이 잘 되더라. 갈등을 서로 없애고 스스로 회원들이 단합할 수 있도록 적극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원들로부터 회비를 덜 걷으면서도 수익사업을 통해 의협 재정 안전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종훈 후보는 “진료과별, 세대간 갈등도 마찬가지이지만 현재 의료계 내 직역 간 갈등이 가장 심각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후보는 심각성을 재차 환기시키며 “교수들은 회비를 안 내겠다고 하고, 일부 회원들은 도무지 회비를 내야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회비 납부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비 납부율이 비교적 높은 지역의사회 등이 있다”며 “그런 지역의사회의 공통점을 찾아보면 결국 회장과 집행부의 노력이 빛을 발한다”며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현행 의협 구조에 따라 회비 납부를 다른 것과 연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본인이 낸 회비가 올바르게 쓰여진다고 충분히 공감할 정도로 의협 회장이 노력하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행히 의대교수협의회는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무주에서 춘계세미나를 갖고 조만간 회비 납부 관련 최종 방침을 결정짓는 동시에 차기 회장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정훈용 교수협의회장은 "비전을 어떻게 설정하고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그 과정에 의협과 어떤 관계를 설정하는지를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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