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집행부와 비대위가 대정부 투쟁을 포함한 방향성은 물론, 구체적 행보를 놓고 번번이 접점을 찾는데 실패하면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비대위가 조직된 직후부터 껄끄러웠던 양측의 힘겨루기는 갈수록 노골화되는 양상이다.
그 가운데 비대위가 대국회 활동에 있어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직간접적으로 기울이고 있어 향후 그 추이가 주목된다.
더욱이 22일 오전 의협 상임이사회서 파견 비대위원 철회가 의결된데다 유태욱 정책이사가 이에 반발해 사퇴까지 한 상황이지만 비대위는 국회를 방문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결정된 바대로라면 재정, 인력을 비롯해 비대위를 뒷받침할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대국회 활동에 전력을 쏟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비대위는 이날 저녁 “국정감사 일정 중 하루라는 짧은 휴식일을 이용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위원들을 방문, 원격의료 관련 11만 의사들의 뜻을 전하고 원격의료 저지 홍보 활동을 펼쳤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대다수 위원들이 국감이 진행되는 동안 매우 힘든 일정을 소화하고 있지만 조인성 공동위원장을 포함, 비대위원들은 김춘진 보건복지위원장 및 김성주 간사 등과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이 자리에서 복지위 소속 의원실들은 원격의료와 관련, 의협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경청했다"며 "앞으로도 서로 긴밀한 상호 정보 교환 및 대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 의사를 표했다"고 말했다.
이후 비대위는 복지부 종합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24일에도 국회 정문 앞에서 원격의료 반대 및 졸속 시범사업 반대 1인 릴레이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조인성 공동비대위원장, 이철호 공동비대위원장, 정성일 대변인은 2014년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는 현장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한 바 있다.
비대위는 “국회를 통해 원격의료 저지의 불씨를 더욱 되살려야 한다”며 “1년 간 현안을 점검하는 국감 장소에서 11만 의사들의 의견을 더욱 확고하게 전달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의협 추무진 회장은 대정부 협상 권한 등은 집행부에 있음이 분명하다는 판단 하에 비대위 행보에 적지 않은 문제점을 지적해 왔을 뿐만 아니라 파견 비대위원 철수라는 초강수를 던진 상황이다.
현재 비대위는 지난 4월 의협 대의원총회에서 정식 의결, 조직된 투쟁체이기 때문에 자진 해산은 불가능하다. 다만, 올 12월까지 활동이 종료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상태다.
이와 관련, 비대위 관계자는 “상황이 극단적으로 치닫고 있다. 양측이 누가 주도권을 가지느냐는 모양의 힘겨루기로 번지면 안 되는데 안타깝다”면서 “얼마 전 김길수 기획이사 등 실무를 도맡아야 할 이사진들도 다 빠진 상황에서 소모적인 논쟁에 매달려 있는 것 같아 유감”이라며 집행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