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원 선출방법 및 대의원 겸직 제한, 회원투표, 사원총회 등.'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가 내부 개혁을 위한 신호탄을 쏘아 올릴지 주목된다.
현 집행부는 물론, 대의원회도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의료계대통합혁신위원회 역시 조만간 가시적 결과물을 내놓기 위해 단계를 밟고 있다.
9일 '의협, 회원의 참여와 협력을 모으는 조직 및 의사결정구조'를 주제로 한 의료정책포럼에서 참석자들은 각론적인 부분에서는 이견을 보였지만 조직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부분 공감했다.
하지만 대의원 겸직 제한, 회원투표, 사원총회 등은 격론이 치열한 민감한 사항이어서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추무진 회장은 "소통과 화합을 바탕으로 회원들 의견이 직접 반영될 수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특히 대회원 신뢰 회복을 위해 의협 의사결정 구조에 있어 집행부와 대의원회 의견을 장기적 측면에서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 회장은 "대의원은 의무를 다한 회원들을 대상으로 비례도입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대의원회도 집행부와 마찬가지로 권한에 대한 책임을 부여하기 위해 '불신임'에 상응하는 조항이 있어야 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회원들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즉, 중요 정책과 정관 개정 등의 사안에 대해서는 '회원투표제' 도입을 강력히 주장했다.
원칙적으로 대의민주주의방식을 택하고 있는 현행 정관상 직접 민주주의적 요소라고 할 수 있는 '회원투표'를 통한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것이 골자다.
대의원회 변영우 의장도 현 의료계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운을 떼며 의사결정구조 개선 등에 대해 의견을 피력했다. 다만, 대통합혁신위원회 등 변화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뚜렷한 입장을 견지했다.
변영우 의장은 "지난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대통합혁신위원회 설치가 의결됐다. 일각에서는 현 상황이 의협 최대 위기라고 한다. 100년 역사를 되돌아본다면 앞으로 의협이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변 의장은 "그 동안 정관개정특위가 있었지만 이제는 무엇인가 전체적인 틀에서 변화가 있어야 한다"면서 "다만 원칙을 정해서 정관개정 등 변화가 도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 의장은 "의협이 중앙회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모든 회원들이 절실히 바라는 대의원회 직선제와 관련해서는 예외가 있으면 안 될 것"이라면서 "회원 입장에서는 정말로 평등한 기회를 부여받고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눈에 띄는 점은 대한의학회의 경우, 대의원회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조직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 대목이다.
변 의장은 "의학회 발전을 위해서라도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도 의학회는 여러 일을 의협을 거치지 않고 복지부와 함께 추진하는 사업들이 있다"고 배경을 언급했다.
변 의장은 "의학회가 의협에 기여한 공로는 매우 크지만 의학회는 의학회만의 정관을 가지고 있다. 훌륭한 능력을 가진 교수들은 가령, 의학회 회장협의회나 교수협의회 등을 독립적으로 조직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