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코로나19특위·사회분과위 진입 '무산'
의료계 입장 전달창구 아쉬움···'인수위, 특정 직역 쏠림 이미지 우려'
[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내 코로나19비상대응특별위원회(코로나19 특위), 사회복지문화분과위원회(사회분과위) 등에 위원을 포함시키는데 실패하면서 결론적으로 ‘헛물’만 켠 셈이 됐다.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의협은 줄곧 방역정책은 물론 보건의료현안에 대해 전문가 단체와 논의를 주장했는데, 새정부와 직접적인 소통을 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지 못한 것이다. 코로나19특위에 최재욱 전 상근부회장이 포함돼 있긴 하지만, 내부에서는 아쉬움이 역력했다.
단 여러 직역들 중 의협만을 고려하긴 어려웠을 것이란 평가도 있다.
24일 의협 등에 따르면 협회는 최근 인수위 측으로부터 인원 추천에 대한 요청을 받고, 내부적으로 A인사를 추천했다. 하지만 코로나19특위와 사회분과위 등에 위원으로는 물론, 사회분과위 전문·실무위원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코로나19 특위에 포함된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난 2014년 의협 상근부회장을 지낸 바 있지만, 현 집행부 내 인사는 아니다. 사회분과위 위원으로 임명된 백경란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도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직을 맡고 있을 뿐이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의협은 전문가 단체와의 소통을 중시해 왔다.
대선이 마무리되자마자 의협은 데일리메디 특별기고를 통해 “그동안 정부 정책은 우리나라 의료현실과 다소 동 떨어진 내용이 많았다”며 “의협 등 전문가 단체와 충분한 논의나 소통 없이 일부 학자들의 잘못된 시각에 의존한, 의료현실과 맞지 않는 정책이 지속적으로 행해져 왔다”고 지적했다.
의협 내부에서는 새 정부와 직접적인 소통창구를 마련하지 못 했다는 아쉬움이 역력하다.
의대 정원 증원·공공의대 설립·첩약급여화·원격의료·간호법 등 현안이 즐비한 상황에서 의료계 의견을 전달할 기회가 상쇄됐다는 위기감이다.
의협 관계자는 “추천한 사람이 명단에 포함되지 못 한 점은 아쉽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호 이사, 김수철 이사 등 꾸준히 활동 중이기 때문에 여러 루트를 통해 의견을 전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단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간호협회 등 여러 직역이 있는 상황에서 의협과 같은 이해단체에 있는 관계인을 받을 수는 없었을 것이란 평가도 내부에 있었다.
또 다른 의협 관계자는 “이해단체를 끼워 넣는다는 이야기를 들을까봐 그런 거 같기도 하다. 의료직역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대외적으로 좋지 않기 때문에 인수위에서도 불가피 했을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