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산불이 크게 증가하는 가운데 산불로 발생한 초미세먼지(PM2.5)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치매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대 공중보건대학원 조앤 케이시 교수팀은 26일 미국의학협회 학술지 JAMA 신경학(JAMA Neurology)에서 캘리포니아주 60세 이상 120여만명의 전자 건강기록(EHR)을 이용해 산불 PM2.5 노출과 치매의 관계를 분석, 이런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산불 PM2.5 장기간 노출과 치매 발생 간 뚜렷한 연관성을 보여준다며 기후변화가 심화할수록 산불 PM2.5 노출을 줄이는 개입이 잠재적으로 치매 위험과 건강 불평등을 줄이는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입자 크기가 2.5㎛ 이하인 PM2.5에 대한 장기간 노출은 치매 위험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점점 더 빈번해지고 있는 산불로 인한 PM2.5가 치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밝혀진 것이 적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비영리의료재단 카이저 퍼머넌트 서던캘리포니아(KPSC)의 서비스를 받는 10개 카운티의 60세 이상 122만3천107명 전자 건강기록(EHR) 데이터를 이용해 2008~2019년 산불 PM2.5 장기간 노출과 치매 진단 간 관계를 분석했다.
조사 구역별 3년 평균 대기 중 산불 PM2.5와 비산불 PM2.5를 모니터링과 원격 측정 데이터, 통계 기법으로 추정하고, PM2.5 노출과 관련된 치매 위험을 연령, 성별, 인종, 결혼, 흡연 등 다른 치매 관련 요인들을 반영한 모델을 통해 조사했다.
연구 모집단은 여성이 64만4천766명(53.0%)이었고, 인종은 비히스패닉계 백인 60만1천334명(49.0%), 히스패닉계 31만9천521명(26.0%)이었다. 추적관찰 기간에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은 8만993명(6.6%)으로 집계됐다.
분석 결과 3년 평균 산불 PM2.5 노출량이 1㎍/㎥ 증가할 경우 치매 진단 확률은 18%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비산불 PM2.5 노출이 1㎍/㎥ 증가하면 치매 진단 확률은 1%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산불 PM2.5 노출과 치매 위험 증가 간 연관성은 연구 참여 시점의 나이가 75세 이상인 경우보다 이하인 사람에서 더 컸으며, 소수 인종 그룹과 빈곤 정도가 심한 지역 거주자에서 연관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산불 PM2.5에 대한 장기간 노출이 치매 위험을 증가시키고, 소수 인종과 빈곤층이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을 보여준다며 향후 대기오염 연구에서는 취약 그룹에 대한 영향을 고려해 불평등을 완화하는 전략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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