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만호 회장과 화해한 노환규 당선자와 윤리위
'이러지도 저러지도' 난처한 상황 직면…위원회 '회의 예정 없다'
2012.04.03 20:00 댓글쓰기

계란 투척 등이 촉발이 돼 윤리위 징계 논란으로 대립각을 세어왔던 차기 의협 회장 노환규 당선자와 경만호 회장이 극적 화해로 돌아서며 노환규 당선자로서는 새 집행부 출범에 있어 최대 고비를 넘겼다.

 

이제 시선이 쏠리고 있는 곳은 윤리위원회다. 하지만 경 회장과 노 당선자의 극적 합의로 결과적으로는 중앙윤리위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맞닥뜨리면서 사면초가에 처해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윤리위가 과연 선택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앞서 경만호 회장측은 향후 차기 집행부가 출범함에 있어 차질이 없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리위를 염두한 발언인지는 미지수다.

 

지난 29일 의협은 노 당선자의 '제37대 집행부 출범위원회 협조 요청'에 대해 "제146차 상임이사회에서 논의한 결과 윤리위의 징계조치로 인한 의협 초유의 상태가 발생, 법률자문을 구한 후 차기 상임이사회에서 재논의키로 했다"고 통보한 바 있다.

 

그러나 의협 신민석 상근부회장은 경 회장의 대회원서신문 직후 "60%에 이르는 득표율로 당선된만큼 현 집행부 역시 차기 집행부에 힘을 실어주어야 하지 않겠나면서 "윤리위 역시 자체 결정을 내리겠지만 화합과 단결을 주문하는 회원들의 의견에 배치되는 결론을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시사했다.

 

그는 "노환규 당선자와 경만호 집행부가 대승적인 결단을 내린만큼 상임이사회에서도 모든 고소, 고발건 철회를 바탕으로 전체적인 방향을 결론짓겠다"고 말했다.

 

만약 윤리위 제소를 취하하겠다는 경 회장의 뜻을 반영해 윤리위가 징계수위를 낮추는 등으로 결론짓는다면 비교적 독립적 기관으로 여겨지는 윤리위에게 "원칙이 무엇이냐"는 비난 여론이 불어닥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여기에 이미 이번 일로 권위에 상당한 상처를 입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다. 30일이면 임기가 끝나지만 이렇게되면 차기 윤리위의 역할 및 위상이 흔들릴 걸릴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이번 일로 윤리위의 운신의 폭이 좁아진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면서 "노환규 당선자와 경만호 회장의 극적 합의로 윤리위가 징계 처분을 급작스럽게 번복한다면 앞으로 윤리위의 위상은 어떻게 될 것인가"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노 당선자가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지만 약 열흘 간 결과적으로는 박호진 윤리위원장은 모든 연락 수단을 두절한 상태까지 이를 정도로 노 당선자 지지자로부터 엄청난 공격을 받았다. 모양새로 보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가 돼 버렸다"고 말했다.

 

실제 노 당선자 징계파문으로 최근 윤리위원장은 물론 윤리위 소속 위원들은 개인 신상 정보 등이 노출돼 비난을 감수해야 했으며 소속 병원이 겪었던 고충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반대로 윤리위가 경 회장의 협조 요청과 무관하게 회원권리정지 징계를 그대로 관철할 경우, 의협은 일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된다. 

 

이날 윤리위 한 위원은 "안타까움의 연속이었다. 한 쪽 측면만을 생각한 회원들이 일방적으로 윤리위에 대해 비난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분명 말하지만 윤리위는 독립적인 기관인데 단편만 보고 해체하라는 등의 날선 비난으로 적지 않은 고충을 겪었다"고 호소했다.

 

이 위원은 "사사로운 감정이나 개인의 사리사욕을 취할 수 있는 자리는 더더욱 아니다"며 "윤리위는 사명감으로, 원칙대로 활동할 수밖에 없고 당연히 그렇게 해야하는데 이번 일로 윤리위에 대한 존재 이유 및 위상이 훼손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징계결정문을 전달받은 경기도의사회는 결재 절차가 남아있다는 이유로 노환규 당선자에게 이를 아직 전달하지 않은 상태로 전해지고 있으며 이번주 내로는 윤리위가 개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