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인력난 반복·심화 중소병원 실험 성공할까
신입간호사 포함 잇단 퇴사 등급 하락···3교대 탈피 ‘유연근무제’ 도입
2016.08.19 05:50 댓글쓰기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시행으로 인해 간호인력난이 심화될 것이라는 중소병원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중소병원은 근무형태를 다양화하는 방식으로 타개책을 마련했다.
 

서울 소재 K종합병원의 간호사 인력난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K병원 간호부장 J씨는 “간호사들이 상반기 모집에서 대거 들어와도 하반기에 다시 후루룩 빠져나가곤 했다. 거의 16년 동안 간호사 인력난이 계속돼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유독 힘든 한해였다. 간호관리료 차등제 7등급 구간이 신설됐던 지난 2007년 이후 또 한번 간호인력 수급에 큰 위기가 닥친 것이다. 
 

2015년 연말부터 간호사 퇴사자가 줄줄이 이어졌고 결국 간호등급이 5등급까지 떨어지는 상황에 처했다.


J씨는 “간호대학 정원 확대로 신규 간호사들이 많이 배출됐다고 하는데 전혀 피부로 와닿지 않았다. 올해 정말 많이 힘들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당장 의료현장에서 일할 간호 인력이 부족해지자 병원은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간호부장 J씨는 “긴급회의 끝에 결국 40병상 이상 환자를 받지 않기로 하고, 회진을 갈 때 간호사가 동행하지 말라는 등의 조치가 내려졌다. 사실 말이 안 되는 거였다. 길게 봤을 때 간호의 질이 떨어지고 결국 병원 전반적으로 의료의 질이 하락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해법을 모색하던 중 이 병원은 간호사의 유연근무제를 도입했다. 전형적인 3교대가 아닌 ‘오후전담제’와 ‘야간전담제’를 늘리기로 한 것이다. 오후 전담제는 오후 1시30분부터 10시까지, 야간 전담제는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근무하는 형태다.
 

이후 병원은 간호인력 공급이 다시 안정화되고 진료환경이 개선되는 효과를 거뒀다.


J씨는 “간호대학을 갓 졸업한 신규 간호사들이 중소병원을 기피하는 이유 중에는 임금이 충분하지 못하고 노후 보장이 없다는 점이 있다. 또 경력 간호사들은 자녀 보육문제,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없는 근무여건 때문에 퇴사를 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연근무제를 통해 획일적인 3교대 근무를 보완할 수 있다. 정형화된 3교대 근무에서 본인의 역할을 찾지 못하고 이직하는 간호사에게 합리적인 근무형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유연근무제’를 통해 간호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제언이 이어졌다. 근무형태는 △단시간근무제 △야간전담제 △오후전담제 △주간전담제 △선택근무제 △12시간근무제 등으로 다양하다.


그는 “우수한 인재를 퇴사시키기보다는 근무형태를 변화시켜 간호사 이직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며 “유연근무제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려면 병원 관리자와 일반간호사도 3교대 외에 다양한 근무형태에 대한 인식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교대 근무자와 동등한 처우와 복지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다양한 근무형태가 무조건적인 안정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지만 임금과 근로환경 개선이 함께 이뤄질 때 효과가 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간호협회가 통계청의 '2014년 지역별 의료인력 현황' 자료를 자체 분석한 결과, 현재 의료기관에서 활동하고 있는 간호사 14만7000명 중 46%가 수도권, 56%가 종합병원급 이상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조사돼 간호인력의 ‘수도권 및 대형병원 쏠림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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