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환자 100만명 목표 '한국 간호수준'
이용 만족도 낮아 평균 65점, '문화 등 글로벌서비스 역량 제고 시급'
2016.10.12 12:15 댓글쓰기

"간호사가 아무런 설명도 없이 갑자기 엉덩이를 내보이라고, 주사 맞아야 한다고 침대로 끌고 갔다."

“처음 입원했을 때 간병인을 구해야 한다는 점이 곤란했다. 사설 간병인을 구했어야 했는데 영어로 대화가 불가능했다.”

“중국인이나 베트남인들을 안 좋게 보는 시선도 있고 서양인과는 차이가 있다.”


이는 국내 간호서비스를 경험한 외국인들의 의료서비스 이용만족도 조사에서 제기된 불만 사항 중 일부다.

지난해  국내 의료기관을 찾은 외국인 환자 수는 약 30만명이다. 메르스 발생, 유가 및 류블화 가치 하락 등의 악재 속에서도 외국인 환자 증가 추세는 이어졌다.
 

정부는 ‘2020년 외국인 환자 100만명 시대’를 목표로 두고 외국인환자 유치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고, 국내 의료기관들도 한정된 의료시장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해외 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에 적극적인 상황이다.


병원에서 환자들과 가장 많은 시간 동안 만나는 직종이 바로 ‘간호사’다. 이에 따라 간호사계에서도 외국인 환자에 대한 간호서비스 향상을 위한 전략들을 모색하고 있다.


11일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대강당에서 열린 병원간호사회 ‘외국인 환자 간호서비스 향상을 위한 전략’ 강연에서는 간호사들의 문화역량이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낮으므로, 이를 강화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간호학과 최윤정 교수는 “외국인 환자들이 국내 간호에 대해 갖는 편안함 및 간호 숙련도 등의 인식을 점수화하면 수치가 낮은 편”이라며 “간호관리자들이 직접 매긴 외국인 환자 간호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100점 만점에 65점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간호학을 포함한 보건관련학과에서 타문화 대상자에게 효과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문화역량’은 필수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10년 이후부터 관련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데, 간호사들의 문화적 인식과 지식, 기술, 의사소통능력 등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외국인 의료서비스 향상을 위한 주요 요소로는 △의료진 외국어 능력 함양 △의료사고 및 분쟁 시 대응 가이드라인 제정 △영문 진료안내지와 설명서 구비 △의료분쟁 예방 위한 사전 동의 획득 △외국인을 위한 질환 및 사례별 의료수가 정립 △시술 부작용 및 주의사항에 대한 정확한 설명 △외국인 전담 코디네이터 양성 △의료서비스의 비용, 기간, 절차 등에 대한 설명 등이 제시됐다.
 

이와 함께 효과적인 간호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외국인 환자 간호 매뉴얼 개발 및 교육 ▲통역서비스에 대한 평가 ▲국제진료센터 또는 보호자없는 외국인 전용병동 구비 ▲적정인력배치 ▲외국인 전용 창구 마련 ▲간호수가 개발 등이 우선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간호교육과 병원 현장 차원에서 문화역량 증진을 위한 교육에도 힘써야 한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최 교수는 “문화역량은 문화간호 교육을 통해 증진될 수 있다”며 “문화간호교육을 통해 역량을 높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미국간호협회는 1986년 이후 문화간호에 대한 교육지침과 가이드를 출판하고, 학부와 대학원 과정의 교과 내용에도 반영하고 있는 등 해외 여러 나라에서 문화적 이해가 뒷받침된 서비스 제공을 중요하게 인지해 문화역량 증진을 위한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최 교수는 “글로벌 기준을 준수하며 안전하고 질 높은 간호를 제공하기 위한 환경이 마련돼야 하는데, 간호계와 병원계, 국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 정은희 응급간호팀장(前 국제진료팀장)도 “환자들을 가장 많은 시간 만나는 직종이 간호사다. 의사소통뿐만 아니라 아니라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의 비언어적 태도가 외국인 환자에게 안심을 주기도 하고 또 불편을 주기도 한다”며 “간호사들의 글로벌 서비스 역량을 키워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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