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임신순번제 공론화···대체인력 채용 요원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 필요성 대두, 대형병원 이직률 감소 주목
2016.05.31 12:42 댓글쓰기
몇 년 전 일부 병원에서 여러 간호사가 동시에 임신할 경우 업무 차질을 우려해 순번을 정해 임신하도록 하는 ‘임신순번제’ 문제가 공론화됐다.

'인권 침해'라는 비판과 함께 간호사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이 여전히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그 원인과 해법을 둘러싼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임신순번제’라는 기형적 실태의 원인을 현행 ‘간호인력 배치 기준’에서 찾는 시각이다.
 
‘현 배치기준에는 간호사의 출산, 육아휴직에 따른 대체인력이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즉 임신, 출산 등으로 결원이 발생할 경우 이를 예외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 병원들이 삭감당하는 구조라는 얘기다.

하지만 이는 ‘핑계에 불과하다'는 반론이 나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는 “출산으로 결원이 발생할 경우 대체간호사를 임시직으로 고용하면 이를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보건복지부의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에 따르면 ‘출산휴가자 및 육아휴직자 대체 간호사의 경우 계약기간에 관계없이 산정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다.
 
임신 및 출산에 따른 대체인력을 뽑지 않고 있는 일부 병원에 대한 비판도 있다. 동료에게 짐이 된다는 부담 때문에 ‘결혼, 출산, 육아’를 이유로 휴직이 아닌 사직을 하는 간호사들도 많은 현실이다.
 
대한간호협회 백찬기 홍보국장은 “대체인력이 투입되면 배치기준 인원으로 산정해 주고 있다”며 “대체인력을 뽑지 않는 일부 병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앞서 실태조사가 이뤄진 병원은 전국 급성기병상의 약 7%밖에 안된다. 실제로는 더 열악한 여건 속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이 많을 것”이라며 “여성 노동자들의 커다란 비애”라고 토로했다.
 
대체인력 충원 시 간호사 이직률이 감소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백찬기 홍보국장은 “상급종합병원 이직률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과거에는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아예 일을 그만 두는 경향이 많았지만 병원들이 대체인력을 확보하면서 사표를 던지는 간호사가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13년 병원간호사회가 조사한 ‘간호인력 배치현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간호사 이직률은 평균 16.8%이며, 상급종합병원 등 규모가 클 수록 이직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애 대한간호협회 서울시 중소병원 간호부서장회장은 “간호사의 모성보호 등 인권 증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다각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의료기관도 법적으로 명시된 모성보호 제도를 준수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현실적으로 대체인력이 적시에 공급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적은 인력으로 많은 업무를 감당해야 하는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모성보호가 침해되는 등 여성 근로자의 이직과 퇴직을 초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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