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간호대 증설 불구 간호사 대도시 쏠림 '심화'
활동 간호사 1명당 인구수 지역별 편차 커
2016.07.09 07:20 댓글쓰기

지방 간호대학의 신·증설 및 정원 확대에도 불구하고, 간호사들의 대도시 쏠림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 현상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9일 대한간호협회가 통계청의 ‘2014년 지역별 의료인력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활동 간호사 1명당 담당 인구수의 지역별 편차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 증평군의 활동 간호사 1명당 담당 인구수는 5795명으로 전국 평균 343명의 17배에 달했다. 경기 과천시 는 12배(4127명), 충남 계룡시 6배(2028명), 경기 양주시(1757명)·충북 진천군(1671)과 경기 하남시(1618명)는 각각 5배 이상 많았다.


이들 지역의 경우 활동 간호사 1명당 담당인구수가 평균 890명으로 전국 평균인 343명을 3배 가까이 웃돌았다.


현재 전국에 설치된 간호학과 개설 대학은 203곳에 달한다. 정부는 최근까지 간호사 수급불균형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 하에 간호교육기관 수를 크게 늘려왔다.


정원이 증가하거나 신설된 간호학과 대부분 활동 간호사 수가 부족한 94개 시군구 인근에 속해 있지만 해당 지역으로 취업하기보다는 근무환경과 여건이 나은 수도권으로 취업하고 있는 실정이다.


간호협회 관계자는 “현재 의료기관에 종사하고 있는 간호사 수는 약 15만명인데 지난 7년 간 간호대학생 정원이 7000명이 증가해 내년부터는 매년 2만명 이상 간호사가 배출될 예정이며, 이미 배출된 간호사 수도 양적인 측면에서 간호사 공급은 절대로 부족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기존의 경력 간호사들이 높은 노동 강도, 지방 중소병원의 낮은 처우, 일-가정 양립이 어려운 근무환경 등으로 사직하고, 신규 간호사들이 이 같은 의료현장에 적응하지 못해 조기에 퇴출되는 문제가 매우 심각하기 때문에 간호사가 지속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의료현장을 만들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신규간호사들의 대기발령(waiting) 현상도 여전하다. 이는 상급종합병원들이 한 해 동안 필요한 예상 인력을 한꺼번에 뽐은 후‘대기’를 걸어 놓고 인력상황에 맞춰 순번대로 정식 발령하는 행태를 말한다.


간호협회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의 간호사 근무여건 자체가 워낙 열악하기 때문에 간호대학생들은 처음부터 처우와 근무환경이 보다 나은 상급종합병원의 취업 대기자로 2년을 기다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급종합병원은 간호사 인력 문제가 거의 없다. 간호사 부족은 지방 중소병원과 공공병원에 한하는 문제"라며 "이 같은 상급종합병원의 대기발령 문제도 간호사 수급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키는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중소병원에서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로 인해 인력 쏠림이 더욱 심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향후 인구구조 변화와 만성질환의 증가를 고려할 때 간호사의 수요 증가는 자명하므로 간호사 수급 불균형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간호협회 관계자도 “이제는 간호학과를 신설하거나 입학정원을 늘리는 단기적인 처방이 아니라 간호사가 현장에서 지속적 근무가 가능 한 정책 개발과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간호사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간호수가 체계 정비를 통해 의료기관으로 하여금 간호사 인력 충원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전체 건강보험 수가에서 간호관리료가 차지하는 비율이 3%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간호사 채용이 의료기관의 비용 지출로 인식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공중보건간호사 제도 도입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남자 간호사들로 하여금 의료취약지역 및 공공의료기관에서 군복무를 대신해 일정기간 공중보건간호사로 근무하게 하자는 것이다.


간호협회 관계자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간호사 수급 불균형 현상에 대응하고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공중보건간호사제도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업단절 및 경력단절의 방지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연간 2000여명의 간호사를 확보해 공공의료서비스의 취약지역 해소 및 지역별 간호인력 불균형해소로 인한 대국민 의료서비스의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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