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병원 정규직보다 대형병원 계약직 선호?
공고 내도 채용 어려운 반면 단기 계약직 간호사도 지원자 몰려
2016.02.01 20:00 댓글쓰기

불안정한 고용형태인 비정규직을 기피하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간호사의 경우 좀 다른 모습이다. 대학병원의 단기간 계약직 자리를 선호하는 간호사들도 상당수다.

 

최근 분당서울대병원은 2월 중순에서 3월경 투입할 간호사 모집 공고를 냈다. 이번 채용은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을 뽑는 것으로 육아휴직에 들어가는 기존 간호사들의 공백을 대체하기 위한 인력이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업무가 병동 간호사보다 상대적으로 편하다고 판단되는 부서나 진료과의 경우 단기간 계약직임에도 선호하는 간호사들이 많다. 상시 채용으로 이뤄지는 계약직은 한 두명 뽑는데 경쟁률은 두자릿수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계약직 모집 공고를 내면 빨리빨리 인원이 채워지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분당서울대병원 단기계약직 간호사 채용 공고

 

반면, 중소병원들은 정규직 간호사를 찾지 못해 고질적인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초 간호사 모집 공고를 낸 인천 소재 S의원은 아직까지 정규직 외래 간호사를  채용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간호인력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내부 간호사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현상은 상대적으로 간호인력 구인 측면에서 부익부 빈익빈 추세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측면에서 확인된다.

 

수도권 소재 주요 대학병원들은 매년 200~300명의 신규 간호사를 한번에 채용한 뒤 ‘대기’를 걸어놓는가 하면, 한두명 정도 뽑는 계약직 채용에도 수십 명이 몰린다.

 

반면 중소병원은 심각한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병원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 전국 중소병원 1497곳 중 간호관리료 차등제를 신고한 기관은 겨우 432곳에 그쳤다. 71.1%, 즉 1065곳이 간호인력을 구하지 못해 입원료 가산을 포기하거나, 감산을 감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13년 기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인건비 비중은 33.5%였으나 규모가 작은 병원일수록 그 비중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한국병원경영연구원 이용균 연구실장은 “중소병원들이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데도, 인력난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경영악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형병원의 인력 쏠림 현상은 단지 ‘간판’ 때문만이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서울 소재 K대학병원 간호사 K씨는 “중소병원의 경우 여러모로 열악하다는 인식이 많다.  정규직보다 큰 병원의 계약직이 업무강도, 근무환경 및 처우 등이 훨씬 낫기 때문에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아무래도 복리후생이 중소병원에 보다 좋은 조건일뿐만 아니라, 임상 경력이 많을수록 병원 채용에 더 수월하다보니 업무를 배우고 경력을 쌓는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중소병원의 경우 간호사 1명이 20~40명까지 환자를 돌보는 곳도 있다. 반면 대학병원은 법정기준을 준수하는 편이라 간호사 1명당 10명까지 환자를 돌보는 기관도 있다. 신입간호사의 연봉도 최대 200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상급종합병원과 중소병원 간 근무환경, 연봉 등 격차가 너무 심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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