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간호사 위기' 대학원생 계속 미달
학생 충원 안돼 일부 과정 폐지, 작년 38개 대학원 평균 등록률 56.1%
2016.03.11 06:25 댓글쓰기
‘전문간호사(Advanced Practice Nurse·APN)’ 제도에 비상불이 켜졌다.

지난 10년간 전문간호사 자격을 취득하려는 간호사 수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충원이 어렵게 되자 일부 대학원은 전문간호사 교육과정을 아예 폐지했다.

10일 한국간호교육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문간호사 교육과정이 있는 38개 대학원의 평균 등록률이 56.1%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모집정원은 729명인데 실제 등록생은 409명에 그쳤다.

전문간호사 교육과정이 있는 대학원도 2011년 40곳에서 2014년부터 38곳으로 줄었다.

3월 현재 기준 우리나라 전문간호사 수는 1만4219명이다.

전문간호사 제도는 간호사 면허가 있고 최근 10년 이내 해당 분야에서 3년 이상의 실무경력이 있는 사람이 대학원에서 전문간호사 교육과정을 수료, 보건복지부가 시행하는 시험에 합격할 경우 자격이 주어진다.

처음에는 가정, 마취, 보건, 정신 등 4개분야로 시작했다 이후 △가정 △감염관리 △노인 △마취 △산업 △응급 △정신 △종양 △중환자 △호스피스 △아동 △임상 △보건 등 13개분야로 늘어났다.

현재 가정전문간호사 취득자 수가 6446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보건전문간호사는 2052명, 노인전문간호사 1995명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로 종양전문 687명, 마취전문 626명, 중환자전문 589명, 정신전문은 498명이며, 호스피스, 감염관리, 응급, 임상, 산업, 아동 등의 순이었다.

각 분야의 합격자 배출도 저조한 상황이다.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가정전문간호사의 경우 2006년 399명으로 합격자 수가 가장 많았다가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에는 14명에 불과했다.

노인전문간호사는 2005년 259명에서 2008년 455명으로 늘었다 계속 줄어 지난해 118명에 그쳤다.

마취전문간호사의 경우, 2005년 이전이 570명이고, 이후 2007년 2명, 2008년 7명, 2009년 10명, 2011년 12명, 2013년 6명, 2014년 5명, 2015년 7명이었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는 정규교육과정 졸업생과 특례자를 대상으로 자격시험이 시행돼 다른 해보다 합격자 수가 많았다.

통계가 보여주듯, 전문간호사제도가 ‘위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영희 전문간호사교육과정특별위원장은 “위기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 교육과정이 시행됐을 때 학생들에게 ‘전문간호사 제도가 법제화될 것’이라고 열심히 얘기했는데, 그동안 무엇이 달라졌냐”고 토로했다.

지난 2005년 첫 전문간호사자격시험이 시행된 이후 올해로 13회째가 되지만, 교육 및 제도를 둘러싼 실효성 논란이 거듭돼왔다.

앞서 2년 전 서울대 간호대학의 경우 전문간호사 과정을 폐지키로 결정했다.

당시 서울대 간호대학 박현애 학장은 “아무리 훌륭한 전문간호사를 배출해도 취직할 곳이 없는 상황에서 이 과정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지를 놓고 교수회에서 심각하게 고민하다 폐지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간호계는 ‘전문간호사의 법제화’를 촉구하고 있다.

대한간호협회 김옥수 회장은 “의료법 개정안에 포함되지 못한 전문간호사의 법적 지위 문제가 하루 빨리 개선돼야 한다”며 “이를 통해 불법적인 PA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간호교육평가원 송지호 원장은 “전문간호사제도에 건강보험수가를 적용해 전문간호행위 수가를 급여화 해야 한다. 전문간호 가산료 형태로 급여화하고 가산료를 설정하면 전문간호사 고용이 촉진되고, 자격을 취득하려는 욕구가 생기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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