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대한민국 역사와 함께한 '간호사'
독립운동 등 역할 재평가 시급…의학사 발전에도 기여
2015.11.23 11:43 댓글쓰기

국내 의학사에서 간호사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독립운동가, 파독간호사 등 역사적으로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된 여러 위인들이 제대로 조명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화여자대학교 사학과 강영심 교수는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5차 여성사박물관 포럼'에서 ‘독립운동가 간호사들을 만나다’주제 발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강 교수는 “독립운동에 참여한 사람은 300여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나, 증거자료나 역사적 사료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1만3000여 명만이 유공자로 인정을 받았으며, 이 중 여성은 241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간호사 출신 독립운동가들은 국내외에서 1907년부터 1945년까지 목숨을 걸고 일본제국주의에 맞서 싸웠으나 국가로부터 서훈을 받은 경우는 13명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표적인 간호사 독립운동가로는 박자혜, 정종명 여사가 있는데, 이들의 삶을 돌아보고 역사적인 재평가를 하루빨리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분자 재외한인간호사회 이사장은 “간호사야말로 희망의 디아스포라의 본보기”라며 “간호사 해외 진출은 일자리가 모자라던 조국의 실업난에 숨통을 틔워주고 선진 간호기술을 습득해 고국의 후배들에게 알려줬다”고 강조했다. 

 

이어 “또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백의의 천사’와 ‘동방의 나이팅게일’이 돼 민간외교사절 역할을 다하는 등 단지 외화획득의 효과만 있었던게 아니다”라고 자평했다.

 

유 이사장은 “디아스포라에 성공한 세계적인 두 민족인 유대인과 중국의 화교들이 그 표본이라고 할 때 해외진출 간호사들의 성공사례는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최초의 간호교육기관인 ‘보구여관(保救女館)’의 역사적 의미를 되짚어야 한다는 주장도 강조됐다.

 

옥성득 UCLA 한국기독교 교수는 “지난 25년 간 개항기와 대한제국 시기 의학사 연구는 심화되고 있으나 간호사 연구는 적다”면서 “여전히 한국 의학사에서 간호사는 보이지 않거나 주변부에 밀려나 있다. 앞으로 보다 본격적인 연구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포럼은 새누리당 신경림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대한간호협회(회장 김옥수)와 여성사박물관건립추진협의회(공동대표 정현백·안명옥)가 공동 주관했으며, 한국간호 112년의 역사를 새롭게 재정립 하고 앞으로의 한국간호발전에 밑거름이 되도록 하기 위해 기획됐다.

 

 대한간호협회는 이날 포럼행사 외에 국회의원회관 2층 로비에서 ‘한국간호역사사진전’을 별도로 개최해 한국 최초의 간호교육기관이 설립된 1903년부터 현재까지 시대별 간호활동 사진을 정리해 전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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