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참사후 급부상 '포괄간호' 그러나…
'간호인력난 초래 염두 신중한 접근 필요·순차적 확대로 이직 등 급변 방지'
2015.07.22 20:00 댓글쓰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이후 ‘포괄간호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병원의 간호인력 충원 문제점부터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보호자나 간병인 없이 간호인력이 입원환자를 돌보는 포괄간호서비스는 환자의 불필요한 외부접촉을 줄이고 전문적인 간호서비스를 통해 감염관리를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는 병원 감염관리를 위한 방안으로 포괄간호서비스에 주목하고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한편 조기 전면시행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포괄간호서비스 시범사업을 시행하며 제도의 정착을 추진해온 병원간호사회 곽월희 회장[사진]은 포괄간호서비스에 앞서 의료기관의 인력확충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곽월희 회장은 “포괄간호의 핵심은 적정간호인력을 확충하는 것”이라며 “전면시행에 앞서 지역 중소병원의 간호인력난을 염두해 두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포괄간호서비스 시범사업 초창기에는 참여 의료기관들이 간호인력을 구하지 못해 시행시기가 연기되는 등 착오를 겪어왔다.


곽 회장은 “지역 중소병원 중에서는 간호부장이 이직한 간호사의 빈자리를 채우는 업무로 역량을 평가받기도 한다”며 “간호사들의 이직사유는 높은 노동 강도와 낮은 임금수준 등의 근무환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매년 2만명이 배출되는 간호사의 경우 절대적인 공급인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평균 근무년수가 8년밖에 안 되는 짧은 수명에 문제 원인이 있다”며 “간호보조인력의 경우 간호조무사로 한정하기보다는 의료기관에서 요양보호사 등 자율적으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특히 곽월희 회장은 "메르스 사태로 인해 포괄간호서비스가 주목 받고 있는 것은 반길만한 일이지만 시행에 있어서는 이 같은 인력충원 문제 등을 고려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곽 회장은 “서울을 제외한 지역병원과 수도권 병원 중 간호관리료 등급이 높은 병원부터 순차적으로 확대해나가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며 “서울에 소재한 병원들에 마지막으로 포괄간호서비스 시행을 적용한다면 간호사의 지역간 이동을 최소한으로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괄간호 수가 인상분, 간호사에게 돌아가야”


또한 지난 6월 포괄간호서비스에 적용되는 수가가 기존에 인건비 보전이 되지 않던 수준에서 최대 39.5%가 인상됐지만 실제 이 같은 수가 인상분이 간호사 임금 등 처우개선으로 연결될 지는 미지수라는 의문도 제기됐다.


곽월희 회장은 “6월 수가 개선으로 많은 병원들의 포괄간호서비스 자율참염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러나 야간전담간호사에 대한 가산율을 기존 5%에서 30%로 대폭 확대했지만 이 인상분이 간호사 개인에게 환원되지는 않는다는 점의 문제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곽 회장은 “보다 효율적으로 야간전담간호사제도를 운영하고자 한다면 월 근무 15일과 15일 오프를 보장해야 한다”며 “이 중 최소 2개 이상의 오프에 대해서는 유급을 보장하는 인센티브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간호사들의 건강 유지를 위해서 6개월 이상 연속 야간근무를 금지하는 등의 보완책도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 곽월희 회장의 주장이다.


이 같은 인력충원 문제점이 보완된다면 포괄간호서비스 시행이 병원의 감염관리 역량은 물론  간호사 스스로의 만족도 역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곽월희 회장은 “현재는 가족 등 간병인들이 다인실 병실 내에서 환자들로부터 감염병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어 환자에게 감염원이 되기도 하는 매우 취약한 구조”라며 “이들은 환자의 분비물을 처리하기 전·후 손씻기 등 기본적인 감염관리교육을 받지 않아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간병인의 경우 감기나 전염성질환에 감염돼도 이를 알리지 않고 환자를 간병하는 경우가 있어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들에게 매개체가 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어 곽 회장은 “시범사업 운영 병원을 대상으로 한 질 평가에서도 병원 내 감염이 보호자나 간병인이 상주하는 병동보다 2.87배 낮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며 “선진국에 비해 늦었지만 적정간호인력이 확보된 포괄간호서비스가 지금이라도 정착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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