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대 증원 역효과→지방 실습병원 부족
수도권외 지역 신설했지만 실습 가능 의료기관 없어
2014.10.26 20:00 댓글쓰기

간호대학 입학정원이 지속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지방대학 학생들의 실습병원 부족사태도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간호협회(이하 간협)가 최근 발간한 대한간호에 실린 ‘정부의 간호사 수급방안 이대로 좋은가’ 보고서는 간호학과 입학정원이 실습병원 부족에 따른 교육의 질 저하 문제까지 낳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정부가 간호사 수급 불균형 문제를 간호학과 입학정원을 늘리는 것으로만 해결하고 있어 간호교육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간호사가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지방을 중심으로 간호대학이 신설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임상에서 활동하는 간호사 증가율은 미비하다는 주장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제주지역의 경우 최근 5년간 간호대학 수가 50%이상 늘어났지만 실제 간호사 증가율은 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같이 지방에 간호대학 입학정원이 늘어났음에도 학생들의 실습이 가능한 종합병원은 수도권과 대도시 지역에 전체의 71%인 112곳이 몰려있어 실습병원 부족사태까지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서울과 경기지역에는 간호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 각각 14개, 20개가 운영되고 있고 3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 수는 38개, 26개로 전국에서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반면 서울과 동일하게 14개의 교육기관이 있는 전남지역의 경우 종합병원은 6개에 불과했고, 서울보다 교육기관 수가 많은 충남(교육기관 수 15개)은 종합병원 5개, 부산·강원·경남(교육기관 수 16개)은 각각 종합병원이 16개, 7개, 8개로 차이가 났다.

 

경기지역과 동일하게 교육기관 수가 20개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경북지역 역시 종합병원 수는 9곳으로 3분의 1수준에 머물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실제 대다수 지방대학 학생들이 방학을 이용해 대도시 지역이나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위치한 병원까지 와서 실습을 시행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보고서는 “사전 준비 없이 대학정원을 크게 늘린 대학의 경우 실습병원을 지정하지 못해 애를 태우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짧은 기간에 학생들을 분산해 여러 지역의 실습병원에서 교육을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고서는 “실습협약병원 부족으로 일부 간호교육기관 학생들의 경우 방학도 반납한 채 현장실습을 하는 등 부작용을 낳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며 “정부가 간호학과를 인가할 때 대학이 위치한 지역 내에서 현장실습이 가능한지 여부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문제가 지속되자 교육부는 간호대학의 실습환경 실태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실습병원 부족 문제는 교육부도 인지하고 고민하고 있는 문제”라며 “이 때문에 입학정원을 증원하거나 간호대학을 신설하는 경우 해당 학교가 학생들에게 실습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를 사전에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방대학의 경우 대형병원은 아니더라도 중형병원에서 학생들이 실습을 할 수 있도록 병원과 MOU를 맺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현장점검 등을 통해 대학의 실습환경을 관리·감독하는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습환경에 대한 개선 이외에도 복지부는 현재 간호인력 부족에 따른 입학정원 확대 방침을 계속 가지고 갈지 여부를 판단 중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보건인력 중장기 계획안이 올해 안으로 나올 예정”이라며 “이에 따라 간호인력 부족에 따른 대학의 입학정원 증원 여부에 대한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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