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 집단 인사설 중앙보훈병원 시끌
만성질환센터 병동 투입 소문 돌아, '직제 없어 병원 나가라는 압박' 우려감 팽배
2013.11.06 20:00 댓글쓰기

중앙보훈병원 간호조무사들이 내년 2월 개소 예정인 만성질환센터로 근무지가 바뀐다는 소문에 냉가슴을 앓고 있다.

 

이들은 “병원의 만성질환센터 운영 계획안에 따르면 간호조무사 대부분을 만성질환센터 병동 간호사 대체인력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실질적으로 ‘병원에서 나가라’는 압박과 같다”고 토로했다.

 

간호조무사들이 인사 이동에 이 같은 불안감을 호소하는 이유는 현재 보훈병원에 ‘간호조무사’라는 직제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채용 당시 ‘간호조무사’ 직군에 정규직으로 채용됐지만 지난 2008년 12월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에 따라 ‘간호조무직’이라는 직제가 사라져 소속이 일반기능직으로 분류됐다.

 

간호조무사들 사이에서는 직제 복원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근무지를 이동할 경우, 옮겨간 곳에서 역할을 찾지 못하고 자칫 병원 밖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A 간호조무사는 “간호사 대체인력으로 투입되더라도 간호조무사이기 때문에 주사를 놓을 수도 없고, 드레싱을 할 수도 없다”며 “결국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천덕꾸러기 신세로 병원 문을 나서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병원에서 수없이 ‘간호조무사’로 일할 수 있도록 직제 복원을 해준다고 약속해왔다”며 “직제 복원이 된다면 본래 업무대로 간호조무사로서 만성질환센터에서 근무하겠지만, 직제 복원도 없이 만성질환센터에 가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겠냐"고 반문했다.

 

숙련된 노동자 업무 전환 비합리적”


외래서 10여년 넘게 근무한 숙련된 간호조무사들을 병동근무로 전환시키는 것이 과연 합리적이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현재 보훈병원에는 44명의 간호조무사가 근무하고 있으며 중앙공급실에서 근무하는 5명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외래에서 10여년 넘게 접수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B 간호조무사는 “보호자 동반 없이 병원을 방문하는 고령 환자들이 많다. 이해도가 낮아 여러 번 설명을 해야 하는 것은 물론 다짜고짜 화를 내는 환자를 달래기도 해야 한다”며 “10여년 동안 근무하며 ‘이게 내 일이다’라는 자부심으로 이제는 환자 눈빛만 봐도 뭘 원하는 지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간호등급제가 시행되며 병동에서 외래로 쫓기듯 내려왔다. 이후 10여년을 외래에서 근무하며 업무에 숙련이 됐는데 이제 와서 또 다시 병동으로 돌아가라는 이유를 도대체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또한 소문대로 이들이 만성질환관리센터로 이동할 경우 외래 업무 빈자리를 새로운 인력으로 채워야 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C 간호조무사 역시 “간호등급제 시행이후 병원에서 신규 간호조무사를 채용하지 않고 있다. 결국 외래의 간호조무사가 빠지면 상대적으로 고임금인 간호사들이 그 자리를 채워야 하는데 병원 경영적인 측면에서도 임금 상승이 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초 국가가 필요해서 ‘간호조무사’를 만들어 놓고 이제는 인원수도 줄이고, 직제도 없애 갈 곳 없는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간호조무사들의 고용불안 호소에 보훈병원 측은 만성질환센터 개소에 따른 인사이동 등의 내용은 확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보훈병원 관계자는 “만성질환센터와 관련해서는 현재 인사부에서도 알고 있는 사안이 전혀 없다”며 “결정된 내용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 답변할 내용도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