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병원 25년 화폭에 담은 간호조무사
고은아 간호조무사 회화 26점 개인전 열어
2013.10.23 20:00 댓글쓰기

국립 소록도병원 한센병 환자들의 25년 역사가 화폭에 담겼다.

 

소록도병원에서 25년 간 근무해 온 고은아 간호조무사는 19일부터 23일까지 광주 남구 문예회관에서 회화 26점을 가지고 '소록도, 오래된 풍경' 개인전을 열었다.

 

우리나라에는 '나병'으로 알려진 한센병은 나균에 의해 감염되는 만성 전염성 질환으로 피부 조직을 변형시킨다.

 

고은아 간호조무사가 처음 소록도병원에서 근무를 한 1989년만 하더라도 국내에서는 한센병 환자들에 대한 편견이 팽배했던 시기다.

 

고 간호조무사 역시 한센병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으나 병원에서 이들을 돌보며 느낀 보람으로 25년을 지내왔다.

 

그는 "워낙 고령의 환자들이 많다보니 임종을 지켜봐야 하는 시간들이 힘들었다. 그러나 그만큼 얻는 보람도 컸기 때문에 25년이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시간을 환자를 돌보며 보내다 보니 그가 취미로 그리고 있는 그림의 소재로 한센병 환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고 간호조무사는 "조금이라도 환자들을 존중한다면 그들을 두고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을 수는 없다. 대신에 가장 가까이에서 환자들을 돌보다 보니 그림을 그릴 때면 머릿 속에 모습이 그려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 주목을 받았던 '하모니카 부는 노인'[사진]은 소록도병원에 있던 한센인 맹인 연주단을 모델로 그린 작품이다.

 

고 간호조무사는 "지금은 병원에 없지만 연주를 들었을 당시에는 많은 감명을 느꼈다"며 "당시의 다소 우울한 분위기가 연상되지만  과거가 있어야 현재와 미래가 있듯 소록도병원의 과거가 잊혀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전시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주변 지인들이 많은 격려를 해줘서 뿌듯하다. 비록 정식으로 그림 교육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이후에도 작품 활동을 통해 보다 더 큰 전시회를 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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