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인력 개편안 반대' 세(勢) 확장…간협 고민
임의단체 건수간 지지층 결집, 복지부 '간호계 입장 하나로 정리돼야'
2013.08.05 20:00 댓글쓰기

국민건강권 수호를 위한 전국간호사모임(이하 건수간)이 간호사들의 지지를 받으며 세(勢)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간호협회(이하 간협)가 분열된 간호계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건수간은 지난 2월 복지부가 간호인력 개편안을 발표한 이후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간협과 달리 개편안 자체를 전면 철회해야한다는 주장을 펼쳐 간협과 대립각을 세워온 바 있다.

 

연세대·서울대 간호대학장, 세브란스병원 간호담당부원장, 서울대병원 간호본부장, 대한간호정우회 회장 등 5명의 공동대표를 주축으로 ‘철회비상대책위원회’로 활동하던 건수간은 지난 5월 17일 명칭을 개칭하고 공식 출범했다.

 

이후 건수간은 대학과 학생들의 지지를 받는데 이어 최근까지 여성건강학회, 기초간호과학회 등 7개 학회로부터 개편안 반대 성명서를 끌어내며 세력을 넓혀왔다.

 

또한 건수간이 주도한 복지부와 국회 앞 1인 시위에도 대학교수, 임상간호사, 학생 등이 자발적으로 동참하기도 했다.

 

7월 18일에는 서울역 광장에서는 간호인력 개편안 철회를 요구하는 촛불문화제를 개최하며 경찰 추산 3000여명, 건수간 집계 5000여명의 간호사들이 운집하는 영향력을 보였다.

 

이 같이 건수간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간호사들은 건수간을 지지하면서도 간협이 대표단체로서 간호사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서울 대형병원에 근무 중인 한 간호사는 “건수간은 처음에는 작은 모임으로 시작했지만 점점 지지하고 나서는 간호사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개편안 전면 철회가 옳다고 생각해 건수간을 지지하지만 이 때문에 간협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다른 대형병원에 근무하고 간호사 역시 “간협이 역사를 지니고 간호사들을 이끌어온 어른으로서 다른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집단을 끌어안는 포용력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복지부 또한 건수간 활동을 주시하면서도 이들의 주장을 대표 의견으로 인정해주기는 힘들기 때문에 간협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정부가 각 직역에 있는 여러 단체들의 입장을 모두 수용할 수는 없다. 간호사들의 공식적인 대표단체는 간협이기 때문에 간협에서 내부의 목소리를 합치시켜 올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간협은 회원들 의견을 논의를 통해 합의에 이끌어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현재로서 건수간과 목소리를 합치는 것은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 이들 각 단체는 지난 6월 대표자 만남을 가졌으나 서로의 입장 차이만을 확인하는데 그쳤다.

 

간협 김원일 정책위원은 “간호사로서 개편안을 철회하자는데 동의하는 움직임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지금의 개편안을 반대하기 위해서는 법과 정책을 어떻게 만들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간협은 건수간이 간협을 상대로 회비 납부 유보, 집행부 사퇴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 대한 반감을 표했다.

 

김 위원은 "서로 다른 의견에 대해 합의점을 찾을 때는 상대방을 인정해줘야 하는데 건수간이 회비 납부 유보와 집행부 사퇴를 철회하지 않는 다는 것은 논의 상대자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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