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과 실 '의사·간호사' 갈등 예상보다 심각
병원간호사회 조사, 발생 빈도 낮지만 수위 높아…'퇴사 원인 작용'
2013.06.13 20:00 댓글쓰기

간호사들이 겪는 갈등 원인 중 ‘의사와의 관계’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간호사회는 지난 13일 건국대병원 대강당에서 ‘병원간호사회 연구결과 발표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강릉원주대 간호학과 이은희 교수는 ‘병원간호사의 역할 인식 및 갈등 연구’를 주제로 간호사들이 겪는 역할갈등을 ‘빈도’와 ‘심각성’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연구는 500병상 이상 25개 병원에 500여명의 간호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형태로 진행됐으며, 예비간호사인 간호대 학생을 포함해 연차별 간호사들과의 초점면담도 함께 이뤄졌다.

 

설문조사 결과 간호사 역할갈등을 심각성에 따라 점수를 매긴 결과 ‘의사와의 관계’가 가장 높았으며 ‘업무’가 두 번째로 나타났다. 그 뒤로는 ‘환자·보호자’, ‘다른 부서’, ‘병동간호사와의 관계’ 순으로 심각성 정도가 높았다. 

 

반면, 갈등을 일으키는 빈도가 가장 많은 것은 심각성면에서 3위를 차지한 ‘환자·보호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간호업무’와 ‘다른 부서와의 관계’가 그 뒤를 이었으며 가장 심각한 ‘의사와의 관계는 빈도 측면에서는 4위를 차지했다. ‘병동간호사와의 관계’는 제일 낮았다.

 

이 교수는 “원인을 보면 갈등 상황을 겪게 되는 것이 간호사 내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병동간호사와의 관계가 빈도와 심각성 면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보아 갈등 원인은 내부가 아닌 외부에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의사와의 관계에서 오는 갈등에 대해 그는 “심각성 수준이 높다. 초점 면담에서는 의사와 관계에서 오는 갈등으로 병원을 그만두고 싶을 정도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고 밝혔다.

 

간호사 경력별로 의사와의 관계에서 벌어지는 갈등 빈도와 심각성도 조사됐다.

 

이 교수는 “빈도와 심각성에서 모두 1년 이하 경력의 간호사 보다는 3년 이상 경력 간호사에게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신규 간호사들이 의사들과 마찰을 겪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고 추측했다.

 

한편, 이번 연구의 연장선으로 이 교수는 '고년차 간호사들이 다양한 갈등 속에도 병원에 남아 있는 이유'에 대해 후기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단순히 월급 때문이 아닌 간호사 역할에서 오는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핵심적인 이유를 알아보고 간호 교육프로그램 및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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