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에 잇단 건의 '병원 응급실 힘들다'
간호인력 유지 고충 포함 전문간호사제도 활성화 등 건의
2013.07.16 20:00 댓글쓰기

병원 응급실 활성화를 위해선 간호인력의 근무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건의가 잇따라 보건복지부에 전달됐다.

 

복지부 현수엽 응급의료과장은 16일 서울대병원(대한의원 제1회의실)에서 열린 '제23회 병원의료정책 포럼'에 참석해 이 같은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현 과장은 이날 '응급의료정책방향'이라는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현 과장은 지난 2월 발표한 '2013-2017 응급의료기본계획'을 중심으로 응급의료의 현형과 문제점, 향후 추진방향 등을 차례로 설명했다.

 

주제발표 이후 질의와 토론 시간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선 응급의료에 종사하는 의료진의 경험담과 건의사항이 나왔다. 간호사 면허를 가진 현 과장은 공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응급실 근무, 불이익으로 인식"


곽영호 병원 응급의료과장은 간호사들이 응급실 근무를 문책성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인센티브가 없는 상황에서 고된 환경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곽 과장은 "일부 병원에선 응급실 근무를 마치 귀양을 가는 것으로 인식한다"며 "병원에서 우선순위를 가질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간호사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현행 응급전문간호사를 활용해 전문의와 조화롭게 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장기적으로 간호관리료를 인상함으로써 응급실에 근무하는 간호사들의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도 했다.

 

한 간호사 보직자는 "응급실 근무에 따른 간호사 사직률이 40% 이상이다. 지금도 연차가 되는 간호사를 응급실로 배치하면 사직 또는 휴직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간호사들 생각에 병동 간호사는 간호등급제로 간호사 1명이 10명의 환자를 돌보지만, 응급실은 많게는 30명까지 관리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말에 소아응급 환자가 몰려 간호사 3명이 70명을 관리한 적도 있다"면서 "하지만 인력충원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응급실 한 의료진은 "전문간호사제도가 있지만 권리가 없고 열정을 갖고 일할 환경이 없다"며 "자부심을 갖고 일하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응급실을 잘 관리하는 병원에 별도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의 정책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곽 과장은 "응급실 간호사의 근무량을 계량화하는 게 쉽지 않다. 등급제 얘기가 나오지만 중증도와 환자수 등 등급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병원 응급실은 경증환자가 없으면 관리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중증환자 위주로 운영하려면 상당한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했다.

 

응급실 환자의 본인부담을 차등화하는 문제, 응급실 언어폭력에 관한 대책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병원 선별해 지원하는 방안 검토"


현수엽 복지부 응급의료과장은 "외국에 유학할 당시에 응급실 간호사들의 자부심이 강했다.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모습에 인상이 깊었다"고 말했다.

 

현 과장은 "같은 간호사 출신으로 부끄럽고 부러웠다"며 "응급실 간호사 역할이 커지면 서비스 질이 좋아질 것으로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국내에선 연차가 오래되고 인건비가 많이 나가는 간호사를 응급실로 많이 배치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현 과장은 "중증환자를 볼 수 있는 응급실은 계속 업무역량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모든 병원이 아닌 선별해서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본인부담 차등화는 "환자 부담을 높여 대형병원 문턱을 높이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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