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 세부전문의제 도입 관련 '이상 기류'
대장항문학회 원로들 '외과학회 행보 의구심' 쓴소리
2013.07.23 20:00 댓글쓰기

외과 세부전문의제 도입을 둘러싼 불씨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그 동안 세부전문의 제도 도입에 앞장서 왔다고 자부하던 대장항문학회와 '위기 외과' 타개책으로 세부전문의제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외과학회 간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세부전문의 제도 시행의 주도권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양상이다.

 

대학병원 교수들과 개원의사들은 물론 각 분과들도 의견 통합이 필요하지만 녹록치 않은 실정이어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우선, 일련의 상황을 두고 무엇보다 대장항문학회 원로들의 반발이 거세다. 대한대장항문학회 학술위원장, 심사위원장과 전문의 추진위원장 등으로 활동했던 한 원로는 '최근 외과학회에서 화두가 된 세부전문의 제도' 시행을 둘러싸고 외과학회의 행보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외과 세부전문의 제도는 대장항문학회에서 1996년 처음 논의를 시작, 계속적으로 외과학회와 의학회에 그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그는 "세부전문의 제도는 사실 대장항문학회가 15년간 순차적으로 잘 시행해왔다. 그 당시에는 외과학회가 딴지와 괘씸죄를 걸면서 반대했었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외과학회가 세부전문의 제도에 관여할 자격이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동안 외과학회는 단지 명분만으로 대장항문학회가 추진해 온 세부전문의를 인정하지 않고 무시한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학회 명예회장을 지낸 또 다른 원로도 "외과학회가 세부전문의 제도를 주관한다고 하니 그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이는 마치 주객이 전도된 것과 다름없다. 외과학회는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고 마음을 비우던지, 대장항문학회에 일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원로들 주장과 관련, 대장항문학회 집행부는 원로들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시대적 흐름상 외과학회의 방향을 거스를 수는 없다는 점에서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대장항문학회 김광호 이사장은 "앞으로 학회가 이뤄내야할 과제는 대장항문외과 세부전문의 제도 확립"이라면서 "대장항문학회 노력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주도적으로 나서 이 제도가 잘 정착될 수 있도록 해야할 책임이 있다"고 환기시켰다.

 

구체적으로는 회원들과 협의를 통해 양성질환, 악성질환, 내시경 교육, 초음파 교육, 세부전문의로서의 인문 교육 등 대장항문외과 세부전문의가 되기 위한 수련제도를 확립시키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대장항학회는 불이익을 당하지 않고 실리를 얻되 외과학회는 명분을 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위기론 속에서 수년 전부터 세부전문의제 도입은 외과학회 내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돼 왔던 사안이다.

 

대한외과학회 관계자는 "세부전문의제가 도입되면 힘들고 보상이 어렵다는 점에서 외과에 지원하는 전공의들도 늘 것이다. 세부전문의제는 장기적으로도 외과 발전을 위해 도입해야 한다"면서도 "타 분과간 민감한 상황일 수 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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