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 디지털화…기기 첨단 사람 구식
2005.09.01 21:49 댓글쓰기
급변하는 의료환경. 각 대학병원들의 움직임이 부산하다. 환자중심의 고객만족 서비스'를 모토로 의료계의 패러다임을 바꿔 놓은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은 글로벌화를 외치며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대 대학병원들의 대형화 추세와 디지털화는 이미 일반화 된지 오래다. 반면, 소위 '빅5'를 제외한 병원들 중 '망하는 병원'이 나올 것이란 추측도 대두되는 등 과열경쟁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되는 것도 현실이다. 즉, 기형적인 의료수가체계를 기반으로 한 국내 의료계에서 과연 이들이 어떻게 생존해 나갈 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데일리메디가 창간 5주년을 맞아 국내 대학병원들의 현 상황과 전망을 진단해 봤다.[편집자주]

上 : 대학병원도 '양극화 시대' 도래
中 : 디지털 유비쿼터스 병원에서 '기기는 첨단 사람은 구식'
下 : 10년뒤 국내 대학병원의 新성장동력은

병원이 많이 변했다. 환자의 진료 진행상태와 결과를 진료카드에 일일이 손으로 써넣지 않아도 되고, 필름으로 보관되던 엑스레이, MRI 등 의료영상도 디지털 형태로 저장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그간 처방전달시스템(OCS)을 도입하며 정보화를 진행해 온 대형병원들이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과 전자의무기록(EMR),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 등을 잇따라 도입하며 정보화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고 있다.

또한 의료 환경이 언제 어디서나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안전하게 받을 수 있는 환경, 치료 중심이 아닌 예방 중심, 병원 중심이 아닌 환자와 건강한 시민 중심으로 바뀌면서 '유비쿼터스(Ubiqitous)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U-혁명, Anytime·Anywhere 의료공간 확대

'유비쿼터스 헬스케어'란 환자가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무선인터넷 등을 통해 자신의 건강상태를 체크,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을 말한다.

당뇨나 비만, 고혈압 등을 앓고 있는 만성질환자들이 무선인터넷이나 PC,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수시로 자신의 건강상태를 체크, 의료기관으로부터 실시간 진료를 제공받을 수 있는 시스템인 것이다.

결국 유비쿼터스 혁명을 통해 의료공간이 확대되면 병원이나 요양시설에 갇혀 지낼 수밖에 없었던 환자나 장애인, 노인들의 생활공간이 확장되는 것이 된다.

또한 일년에 한번 받던 건강검진을 일년 내내 받을 수 있으며 병원으로봐서는 리스크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

다만 유비쿼터스 헬스가 제대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의학부문만 발전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RFID칩, 무선인터넷 등을 책임지는 기기부문, 재택·원격진료용 의료정보를 제공하는 정보부문, 환자의 요양을 책임지는 요양부문 등 주요 산업 간 연계가 긴밀하게 이뤄져야 한다.

너도 나도 '유비쿼터스 병원' 표방

실제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주요 대형병원들이 유비쿼터스 환경의 첨단 디지털병원을 표방, IT인프라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건국대학교병원은 유비쿼터스 병원의 구현을 목표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네트워크와 교육 시스템 등 핵심 IT 인프라를 일괄 구축하는 100억원 규모의 종합의료정보시스템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부산지역에서도 부산대병원과 동아대, 동서대 등이 만성질환자의 건강정보를, 환자의 몸에 부착된 전자태그(RFID칩)와 무선인터넷을 이용해 수시로 체크할 수 있는 시설인 '유비쿼터스 의료센터'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세브란스새병원이 국내 최초 '유비쿼터스병원' 이라고 칭송되며 개원했으며, 정부도 유비쿼터스 개념의 원격진료를 통한 의료취약지역의 공공의료 확충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첨단장비 운용과 인력구축등 선행돼야

이처럼 유비쿼터스 바람이 의료계를 강타하고 있지만 장밋빛 미래만을 꿈꿀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유종훈 병원정보협회장은 "첨단기기를 들여놨다고 해서 첨단디지털 병원이 되는 것은 아니며, 그것을 사용하는 인적인프라 구축이 중요하다"며 "서울지역 모 대학병원이 최근 '첨단 유비쿼터스병원'을 표방하며 개원했지만, 이 같은 이유로 인해 내부적으로 상당한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강은정 책임연구원은 "유비쿼터스 환경의 의료체계는 윤리적인 문제가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며 "사용자들은 환자의 정보가 환자의 동의 없이 유출되지 않도록 하는 부분을 염두해 두고 유비쿼터스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대학교 김형회 교수는 최근 개최된 심포지엄에서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구현될 것으로 예상되는 의료 관련분야는 만성질환, 건강증진관리, 급성질환 등 3개 영역일 것"이라며 "그러나 유비쿼터스 헬스 행위에 대한 수가 인정 등 제도적인 부분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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