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기간 단축 무산된 외과 “재도전'
소아과·마취통증의학과·이비인후과·정형외과 등 “현행 유지'
2016.12.31 08:25 댓글쓰기

[기획 4]2017년도부터 내과 전공의 수련기간이 현행 4년에서 3년으로 단축된다.

인턴 1년+레지던트 4년이 NR1~NR3으로 축소, 수련기간이 무려 2년이나 줄어든다. 수련체계도 일반전문의를 양성하는 방향으로 개편된다.

전공의 과정에서 기본적 술기를 배운 후 세부 전공에서 심도 있는 수련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현행 내과 수련체계가 대학병원급 세부전문가 양성에 치중돼 다수의 전문의가 수련 후 개원의 등으로 종사하는 현실에 맞지 않다는 인식에 따른 조치다.  

정부는 소화기내과, 내분비내과, 순환기내과 등 9개에 달하는 특정분과에 치중하지 않고 내과 질환 전반의 필수증상과 질환에 대한 지식 및 술기역량 교육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수련체계를 개편키로 했다.

특히 전공의 수련과정을 전문의로서 필요한 역량 중심으로 내실화한다는 취지를 감안하면 내과에 이어 다른 진료과목의 수련체계 개편 가능성도 크다.
 

● 외과 “전공의 3년에 세부전문의 방향 추진”

실제 전문과목 특성상 세부 전문의 과정을 밟는 경우가 많아 외과를 중심으로 레지던트 수련기간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외과는 내과와 함께 수련기간 단축을 추진했지만 실패했다. 대한외과학회와 대한외과의사회 등은 만장일치로 수련기간 단축을 찬성했다. 하지만 대한병원협회 등의 반대로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외과학회는 수련기간 단축에 재도전한다는 입장이다.
대한외과학회 서경석 이사장은 “수련기간 단축을 추진했지만 실패했다. 내과의 수련기간 단축이 외과에 영향을 줬다”면서 “외과가 내과와 계열이 다르기는 하지만 젊은 의사들이 보다 쉽게 내과 쪽에 지원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 이사장은 “일각에서 ‘외과를 3년 수련해서 되느냐’는 지적들이 있었다. 그러나 외과도 3년에 전임의를 통한 세부전문의제로 가자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서 이사장은 “일부 걱정하는 의견이 있는데 단축 취지를 꾸준히 알리고 재도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내과는 수련기간을 3년으로 단축했고 외과도 3년으로 재도전해 일반내과와 일반외과 중심으로 수련교육을 재편하고 이후 세부적인 전문 질환을 교육할 방침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과목은 아직 지켜보자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내과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외과계열인 신경외과와 정형외과, 흉부외과 등은 현행 4년의 수련기간을 유지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대한신경외과학회는 단축된 내과를 주의깊게 지켜보고 내년(2017년)에는 공론화시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신경외과학회 김성호 수련교육이사는 “아직 충분한 논의가 되지 않은 사항”이라면서 “신경외과의 경우 3년 안에 양질의 교육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물음과 어디까지 수련을 해야 ‘전문의’라고 지칭할 수 있을지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성호 수련교육이사는 “3년으로 수련기간을 단축하면 1년의 수련기간이 줄어드는데 사실 전공의특별법 등으로 교육할 수 있는 기간은 이미 줄었다”면서 “신경외과는 수술을 할 수 있는 의사, 어떤수술까지 교육을 해야 전문의라고 할 수 있냐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으며 다각도로 검토하고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형외과학회 한 임원 역시 “내부적으로 논의해 4년 의견을 의학회에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대부분 현제도를 유지하자는 의견이 많았지만 개인적으로는 3년을 찬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다른 학회들도 3년으로 줄이지 않겠냐”면서 “교육이 바뀌어야 의료전달체계도 바로 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수련기간 3년으로 단축할 수밖에 없는 구조”

산부인과학회 한 임원은 “3년으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면서 “내과가 3년으로 단축돼 전공의들이 몰렸고 외과도 재도전에 성공하면 타 전공과들도 전공의 수급을 위해 3년으로 단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그는 “전공의 수련기간 단축을 통해 발등에 떨어진 불은 끄겠지만 세부전문의 수련을 받으려는 수련의와 펠로우가 대형병원으로 몰려 또 다른 쏠림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면서 “지역병원과 중소 수련병원은 펠로우 기근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형외과학회 한 임원 역시 “내부적으로 논의해 4년 의견을 의학회에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대부분 현제도를 유지하자는 의견이 많았지만 개인적으로는 3년을 찬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다른 학회들도 3년으로 줄이지 않겠냐”면서 “교육이 바뀌어야 의료전달체계도 바로 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소아과학회와 대한방사선종양학회, 대한마취통증의학회, 대한피부과학회 등 비외과계도 일단 현행 4년을 유지한다는 기조다. 

대한소아과학회는 “기존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지만 향후 수련기간 단축에 대해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방사선종양학회 한 임원은 “충분한 논의를 하기에 짧은 기간이었다. 학회 차원에서 몇 차례 논의해 3년 단축은 아직 이르다는 결론을 내고 현행 4년을 유지하기로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3년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그 외 대부분의 진료과 학회들은 일단 기존 방식을 유지하되 수련기간 단축에 대한 논의는 계속 이어 나갈 방침이다.

이를 보면 내과학회에서 시작된 수련기간 단축은 점진적으로 타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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