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아산, 삼성 등 빅5병원 쏠림현상은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한 선결과제이지만 극복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로 여겨진다.
일련의 정부통계를 근거로 빅5병원의 진료비 청구액은 전체 요양기관 중 8~9%로 집계되고 상급종합병원 42곳 중 35%를 차지하는 등 독식 현상이 극명하다.
게다가 전면 급여화 등 보장성 강화가 이뤄지면서 본인부담률이 줄어들어 오히려 빅5병원을 이용하는 환자가 많아졌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소(소장 허윤정)는 지난해부터 자체적으로 ‘이슈 브리프’를 만들어 주요 현안 및 쟁점에 대해 분석하고 있는데, 최근 발간한 자료에는 쏠림현상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어 주목된다.
심평원이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 외래이용은 2013년~2017년 연평균 2.6%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2017년 대비 2018년 상급종합병원 외래 방문일수는 2.1% 증가(2018년 7월까지 심사분 기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택진료비가 완전히 폐지된 시점임에도 전반적 증가추세는 보이지 않았다.
쟁점은 전체 상급종합병원이 아닌 빅5병원으로 구분했을 때, 양상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빅5병원의 2018년 외래방문일수 증가율은 ‘3.8%’로 집계됐다.
연평균 증가율인 2,6%를 넘어섰고 동일기간 타 상급종합병원 1.3% 대비 월등히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즉, 빅5병원은 전체 상급종합병원 외래환자 방문이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현상 속에서도 상승하고 있다는 뜻이다.
앞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2018년 3분기 진료비 현황자료에도 빅5병원에 지급된 급여비는 2조9655억원으로 조사됐으며 타 상급종합병원 대비 그 증가폭이 커지고 있음이 드러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심평원연구소 측은 “2000년대 초부터 KTX 등 교통시설 발달로 쏠림현상이 나타났는데, 지난 몇 년간 보장성 강화 정책이 나오면서 빅5병원 환자쏠림이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대안은 지속적인 의료이용현황 모니터링 체계 구축이다. 문제는 전체 의료이용(진료비, 이용일수 등) 현황이 부분적으로 산출되고 있음에도 쏠림현상만을 진단할 수 있는 지표는 부재한 실정이라는 점이다.
연구소 측은 “쏠림현상을 진단할 수 있는 지표의 정의와 산출방법 개발, 이에 기반한 현황진단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지속적 고도화 작업과 급여정보분석시스템 연계를 통해 방법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