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미래통합당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보건복지부에서 ‘보건부’ 분리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까지 힘을 실으면서 보건부 독립이 미래통합당 당론이 될 가능성도 예고했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복지부는 "보건과 복지의 통합적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보건부 분리가 현실화 될 경우 현 인력·예산 등이 상당 부분 쪼그라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30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보건부 신설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는 미래통합당 주요 지도부가 대거 참석했다. 해당 법안이 발의된 이후 국회에서 이뤄진 첫 번째 토론회였다.
한국보건행정학회 박은철 회장은 보건부 신설의 당위성으로 ▲코로나19 초기방역 실패 극복 ▲신종감염병 발생 ▲보건복지부의 ‘복지 쏠림’ 등을 제시했다.
이어 “전문성 부족과 업무 연속성 결여, 민원인에 대한 갑질 문화, 정책 결정 시 민간의료기관 배제 등 보건행정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의사회 박홍준 회장도 “보건복지부 예산 및 인력이 복지 분야에 치중돼 있다”며 “지난 2015년 기준 보건복지부 예산 중 보건의료는 21.3%, 복지는 78.6%로 복지 분야 편중화가 심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은철 회장은 국민보건부를 ‘3실 1국 14관 1대변인 45과(기존 보건복지부 보건 조직, 2실 3국 10관 1대변인 41과)’ 형태로 둘 것을 제안했다.
국민보건부 본부 470명(기존 복지부 보건 조직, 445명), 소속기관 2627명(2507명) 등 총 3097명(2952명)을 두고, 최근 질병예방관리청으로 중지가 모아진 질병관리본부와 국립보건연구원 등을 소속기관으로 두도록 했다.
산하기관으로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의료기관평가인증원, 국립암센터, 대한적십자사, 국립중앙의료기관 등 19개를 거느리는 그림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1955년 이래 보건사회부로 쭉 통합 운영하다 보니 보건과 복지 서비스의 연계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보건과 복지 통합적인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이를 고려한 개편 논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김종인 위원장 "내적 안보체계 확립 위해 보건부 독립"
이날 토론회에는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같은 당 이종배 정책위원회 의장 등도 참석하면서 보건부 독립이 통합당의 ‘당론’이 될 가능성을 예고했다.
앞서 미래통합당 성일종 의원은 보건복지부를 의정·약정·보건위생·방역·건강정책 및 건강보험·보건산업 등 사무를 소관하는 ‘국민보건부’와 생활보호·자활지원·사회보장·아동·노인 및 장애인에 관한 사무를 담당하는 ‘복지부’로 구분토록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김종인 위원장은 “국방을 단단히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내적 안보체계를 확립하는 차원에서 보건부가 강력하게 돼야 한다”며 “질병관리본부 청 승격만으로 전국적인 방역망을 만들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건부 안에 지역 방역청을 만들고, 행안부 소관으로 돼 있는 보건소와 어떤 연관을 맺느냐에 따라 질병 예방이 가능할 것”이라고 첨언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도 “국민보건부가 설치되면 중앙과 지방이 체계적으로 대응함으로써 감염병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질본을 질본청으로 바꾸는 것은 이름 변경에 지나지 않는다”고 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