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첫 국정감사, 의료계 반대 '4대 악(惡) 정책' 쟁점
與, 의사인력 확대·원격진료 도입 등 집중···政 “첩약급여화 11월 이후 실시”
2020.10.08 06:15 댓글쓰기
사진출처: 국회 전문기자협의회
[데일리메디 고재우·신지호‧강애리 기자] 제21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 의료계가 반대하는 의대 정원 확대 및 신설·공공의대 설립·원격진료·첩약급여화 시범사업 등 의료 4대 악(惡) 정책이 모두 언급됐다.
 
여당 의원을 중심으로 의사인력 확대 및 원격진료 정당성을 주장하는 발언이 이어졌고, 정부는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을 11월 이후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지난 의료계 총파업의 도화선이 됐던 의료 4대 악 정책이 전부 거론됐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의대 정원 확대 및 신설·공공의대 설립과 관련해서는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료계를 설득할 것을 주문했는데, 향후 의정 협상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포문은 여당 보건복지위 간사인 김성주 의원이 열었다. 그는 “서울을 제외하고 인구 1000명 당 의사 2명으로 봤을 때 약 8700명의 의사가 더 필요하다”며 “부족한 의료인력 확보가 중요한 과제라는데 동의하느냐”고 질의했다.
 
같은 당 김원이 의원은 전국에서 활동하는 의사가 약 10만 5000명이라는 수치도 OECD와 비교했을 때 미치지 못 하는데, 이들 의사마저도 수도권이나 대도시에 주로 머문다고 지적했다. 여당이 의사인력 확대의 주요 원인으로 내세우는 ‘지역 의료 불균형’을 강조한 것이다.
 
김원이 의원은 “대도시 주민들이 받고 있는 진료권리를 지방은 못 받고 있다”며 “부족한 지방 의료 인력을 해소하기 위해 공공의료·공공의대 등과 관련해 의협과 전공의를 설득·소통하고 예정대로 추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한시적으로 시행 중인 전화 상담 및 처방 등 원격진료의 정당성도 재차 거론됐다. 이 과정에서 여당은 의료계가 우려했던 일차 의료기관의 피해가 없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더불어민주당 최종윤 의원은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3월부터 전화 상담 및 처방을 한시적으로 허용했는데, 당시에도 의협과 일부 의료계에서는 비대면 의료서비스와 관련해 의원급과 중소 의료기관이 몰락할 것이라 반대했다”며 “그런데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서 비대면 의료서비스가 줄고, 일차 의료기관은 늘어나고 있다. 우려가 기우였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최혜영 의원은 검역소를 들어 “원격진료를 할 수 있는 의료인과 전담인력이 부족하다”고 “검역소에서 원격진료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의사들의 지방 기피는 복합적 요인이 있는데 수도권에 모이는 원인이 있고, 지방에는 의료수요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두려움도 있다”고 답했다.
 
이달로 예정됐던 첩약급여화 시범사업 추진은 다음 달로 미뤄졌다. 박능후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 중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내실화와 관련해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을 진행한다”며 “시행 시기는 11월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野, 상온 노출 독감백신 화력 집중…증인 불출석 관련 반발
 
한편 야당은 상온에 노출된 독감 백신을 지적하는데 화력을 집중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유통 중 상온에 노출된 독감 백신의 품질을 검사한 결과 이상이 없음이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상온에 노출된 백신 중 48만개만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또 법무부 추미애 장관 아들 서모 씨의 수술을 집도했던 삼성서울병원 하철원 교수의 증인 출석과 관련해서도 소란이 있었다.
 
야당 보건복지위 간사인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은 “지금 상온에서 노출된 백신은 48만 명 분만 폐기할 것이 아니라 전면 폐기해야 한다”며 “안전과 안심 차이가 뭔가. 안심해야 국민이 맞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박능후 장관은 “먼저 시범적으로 상온에 노출된 백신을 맞자고 한 것에 대해 적극 동의한다”며 “그것이 특혜가 아니고 옳은 자세라고 한다면 언제라도 독감백신을 접종하겠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은 추미애 장관의 아들 서 모씨 수술을 맡았던 삼성서울병원 하철원 교수의 국정감사 불출석에 대해 "동행명령서를 발급해 달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앞서 그는 국정감사 둘째 날인 8일 하 교수 증인 출석을 요구해 상급종합병원 환자 관리 관련 질의를 할 계획이었다. 이에 대해 하 교수는 병원 업무상 기밀유지를 이유로 출석을 거부했다.

고재우·신지호‧강애리 기자 (ko@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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