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전국 의과대학 교수 노조 설립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는 가운데, 빅5병원 중 하나인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교수들 또한 다수가 노조 결성에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메디 취재 결과, 최근 서울성모병원 교수협의회가 교수들을 대상으로 노조 설립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총 163명이 참여했다. 30대~60대 교수와 부교수, 임상교수 등 연령·직급별로 다양하게 응답했다. 다만 항목별 응답자는 160명~163명으로 조금씩 차이가 있다.
교수노조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161명의 응답자 가운데 124명(77%)이 '있다'고 답했으며, 노조 설립 시 가입 의향을 묻는 질문에도 162명의 응답자 가운데 125명(77%)이 '그렇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보면 '전국 의대교수노조 산하로 편성돼도 가입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160명 중 73%인 117명이 가입 의향이 있음을 밝혔다.
반면 노조가 가톨릭대학교 교수노조 산하로 들어가는 데에는 162명 가운데 53%(86명)가 찬성 입장을 피력했다.
또한 가톨릭의대 교수 노조를 별도로 설립하는 방안에도 160명의 응답자 가운데 60%(94명)가 동의, 전국 의대교수노조 소속을 더 선호하는 현상이 관찰됐다.
'현 시점이 노조 설립에 적절한 시기인가'를 묻는 질문에는 160명의 응답자 가운데 100명(63%)이 적당하다고 답했다.
반면 민주노총 산하 교수노조 설립은 163명의 응답자 가운데 144명이 반대(88%) 입장을 밝혀 거부감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 노조 가운데 처음 설립된 아주대의대 노조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분회로 소속돼 있는데, 이 같은 형태를 가정한 질문으로 보인다.
의대 교수 단위의 입장 표명은 대개 교수협의회를 통해 이뤄진다. 그러나 이는 말 그대로 협의회 의견일 뿐, 병원을 상대로 하는 공식적인 교섭권은 갖고 있지 않다. 교섭권은 노조 설립 후 의사들이 갖게 될 가장 큰 변화다. 이를 근거로 병원과 특정 사안에 대해 협상을 할 수 있고 협약을 체결하게 되면 법적 효력도 갖는다.
지난 2018년 헌법재판소가 교수 또한 단결권이 있음을 인정하면서 노조 설립의 법적 명분이 마련됐고, 이에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을 중심으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성모병원의 경우 교수협의회와 경영진 간 특별한 이슈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의교협 움직임에 따라 여론 조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병원 교수협의회 관계자는 “전의교협에서 논의가 진행 중이다 보니 우리도 보조를 맞춘다는 차원에서 교수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봤다. 노조 설립은 전국적인 흐름을 보면서 고민할 문제 같다”고 답했다.
그는 “대표성을 갖기 위해서라도 전의교협에서의 결정이 우선돼야 한다. 다음 달에 가시적 결론이 날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