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병원들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병원계가 손실보상의 당위성을 입증할 논리 개발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단편적으로 ‘어렵다’, ‘힘들다’ 등의 우는 소리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수치 변화를 제시하며 보상과 지원 필요성을 확인시키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대한병원협회는 최근 전국 회원병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지원책 마련을 위한 현황조사’에 착수했다.
전년대비 1~4월 외래‧입원 환자수 및 진료수입 변동현황 등을 파악, 실제 병원들이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를 입증해 보이겠다는 의도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한병원협회가 회원병원들의 경영상황 조사를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4월과 5월에도 동일한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가장 먼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선별진료소 및 국민안심병원을 운영 중인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115곳을 대상으로 경영상황 변화를 조사했다.
조사결과 55.7%에 달하는 병원들이 ‘인건비 지급 능력이 부족하거나 없다’고 응답했다. 해당 병원들은 인건비 지급을 미루거나 분할지급, 삭감, 반납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
인건비 지급에 차질이 없다’고 밝힌 병원 51곳 중 27곳은 대출을 통해 인건비를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병원들의 자금난은 코로나19에 따른 환자 수 감소에 기인한다. 실제 지난 4월 이들 병원의 외래와 입원 환자는 각각 17.8%, 13.5% 감소했다.
특히 코로나19 환자가 입원치료를 받은 감염병전담병원은 환자 수가 94.9% 줄었고, 이에 따른 진료수입 역시 96.6%까지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
병협이 실시한 두 번째 조사에서는 이 보다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이번에는 상급종합병원 20곳과 종합병원 96곳, 병원급 의료기관 26곳 등 142곳의 환자수와 수익변동 상황이 공개됐다.
규모가 작은 병원일수록 경영상황이 악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외래환자의 경우 병원급 의료기관이 30.5%나 줄었고, 종합병원도 23.8%가 감소했다. 상급종합병원의 감소율은 16.2%였다.
입원환자 역시 병원이 32.3%, 종합병원 21.4%, 상급종합병원 12.7%로 외래환자 감소와 비슷한 양상을 나타냈다.
병원들의 진료수입도 큰 폭의 감소율을 보였다. 병원급 의료기관이 17.9%, 종합병원 15.5%, 상급종합병원 9.5% 줄었다.
대한병원협회 정영호 회장은 “전국 병원들은 현재 선지급 진료비나 메디칼론, 융자지원과 인건비 등 지출 비용을 최대한 아껴 근근히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7월부터는 선지급된 진료비마저 상환해야하기 때문에 극심한 자금난이 우려된다”며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