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의료수출 성과를 부풀리기 위해 사업에 대한 검증과 투명성 확보 등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새정치민주연합 남윤인순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은 30일 “정부가 의료수출 관련 분야 성과를 포장하기 위해 과정이나 투명성 등 절차를 등한시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남윤 의원의 이 같은 지적은 한-사우디 제약단지 설립 프로젝트의 핵심인 ‘일동제약 항암제 공장 설립 추진’ 무산이 그 단초를 제공했다.
복지부는 지난해 6월 “사우디 제약기업인 SPC사와 한-사우디 제약단지설립을 위한 4건의 투자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당시 복지부는 “SPC와 한국기업이 참여해 사우디 수다이르 지역에 2억 달러 규모의 항암제 및 수액제, 바이오 시밀러, 순환기치료제 중 4개 공장을 5년 내에 설립하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이어 “복지부를 비롯해 일동제약, JW중외제약, BC월드제약 등 3개 한국기업이 프로젝트를 위한 협력을 추진한다”고 홍보했다.
복지부가 남윤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SPC는 사우디 국민들의 건강 및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최초 항암제를 생산하겠다는 사명을 띠고 설립된 사우디아라비아의 제약회사다.
그러나 남윤 의원실 확인 결과, 정작 이번 박근혜 대통령 중동순방 때는 ‘일동제약의 항암제 공장 설립 추진’이 빠졌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2014년 12월 항암제 공장 설립 및 기술 이전은 협상과정에서 양측의 이견으로 계약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SPC가 사우디 최초 '항암제' 생산회사가 되겠다는 사명을 띠고 설립된 만큼 일동제약의 항암제 공장 설립 무산은 한-사우디 제약단지 설립 프로젝트의 알맹이가 빠진 것과 다름없다는게 남윤 의원측 주장이다.
또한 SPC사는 2013년 5월 설립된 신생기업으로, 사우디 빈라딘 그룹 계열 보건의료 전담 사업체인 HDH가 SPC에 대한 자본 투입을 완료한 시점은 지난 2014년 12월 23일이다.
복지부는 자본투입 이전인 2014년 2월부터 SPC에 우리나라 제약사를 중개해주고, 2014년 6월 25일 직접 SPC와 투자 지원에 대한 MOU를 맺기도 했다.
복지부는 이에 대해 “HDH 측에 확인 결과, 작년 2014년 MOU 서명 당시 사우디 빈라딘그룹에서 자본투입 협상 마지막 단계에 있었고 다만 내부 승인과 정부 서류작업이 6개월 이상 걸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가 리야드무역관의 정보를 토대로 남윤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SPC는 “수다이르(Sudair) 산업단지에 한국기업과 협력해 의약품을 생산하기 위해 2013년 설립된 기업이고 신규업체이므로 거래관계, 평판 등 추가 정보 확보가 어렵다”고 밝혀왔다.
복지부 역시 SPC의 현재 자본금 및 직원 숫자는 “기업 비밀이다”라며 밝히지 않고 있다.
이에 남윤 의원은 “복지부는 KMH를 통해 사우디와 보건의료협력사업을 벌여왔으나 진행된 사업이 모두 실질적 중단 상태에 있는 만큼 성과에 집착하기보다 사업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투명성 확보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복지부는 2015년 해외환자 유치 및 의료시스템 수출 지원으로만 137억 정도의 예산을 책정했다. 막대한 예산이 일부 병원이나 제약회사를 위해 쓸 것이 아니라 공공의료 강화와 취약계층 의료 지원 등 복지부 본연의 업무를 다하는 데 쓰여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