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국립중앙의료원을 국방부가 소유한 서울시 중구 방산동 일대 미군 공병단부지로 신축 이전하자"고 제안했다.
박원순 시장은 28일 市(시) 청사에서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과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통해 이와 같이 밝혔다.
국립중앙의료원은 건물 등 노후화로 보건복지부가 지난 2003년부터 이전을 추진해왔고 2014년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 내 부지로 옮기는 방안이 발표됐으나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하지 못해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에 박 시장은 국립중앙의료원을 미군 공병단부지로 이전함과 동시에 부설 국립중앙감염병전문병원과 국립외상센터를 건립할 것을 보건복지부와 국방부에 제안했다.
그는 이번 제안에 대해 "지난 17년 동안 표류해 온 국립중앙의료원 이전 사안에 종지부를 찍는 해법이자 국가의 중심이 되는 공공병원을 바로 세워, 인구의 절반인 2,500만 수도권 시민들의 건강을 지키고 국가 감염병 대응기능을 강화하는 조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정부가 서울시가 제안하는 대로 국립중앙의료원을 미군 공병단부지로 이전하기로 결정한다면 서울시는 현재의 국립중앙의료원 부지 매각이나 공병단부지 사용과 관련하여 최대한의 협조를 해 드릴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국립중앙의료원 이전이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실제 신축해 개원하기까지는 최소 3∼4년이 소요될 것이다"며 "새로운 부지에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이 건립되기 이전이라도 국립중앙의료원이 실질적인 '중앙감염병 전문병원'으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복지부와 국립중앙의료원에서 대안을 마련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군 공병단부지는 당초 서울대사범대부속국민학교 부지로 서울대 소유였으나, 한국전쟁 기간에 주한미군에 징발된 후 미국 극동공병단(FED)이 사용하다가 한국 정부에 반환한다는 계획이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이 결정된 2008년에 발표됐다.
이후 한동안 이 땅의 부지 소유권은 등기이전과 경정등기를 반복하며 국방부와 서울대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다가 지금은 국방부 소유로 유지되고 있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국립중앙의료원의 원래 기능 및 역할과 상관없이 이전 계획이 방향을 못 잡고 17년간 표류한 상황이다"며 "박원순 시장 제안은 공공의료가 해야 할 가치를 살리는 역사적 선언이며 아울러 진정한 도시재생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립중앙의료원 이전 사업 주체인 복지부와 부지 소유권을 가진 국방부와 협의할 문제가 있다"며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유관부처 사이에 협의가 긴밀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또 이뤄지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