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개원 이후 처음으로 간호사, 사무직 등 일반직 평가시스템에 대한 대대적 개편 작업에 나선다.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이 신년사에서 합리적이고 공정한 평가제도를 마련, 개개인의 역량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예고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서울대병원은 새로운 평가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초부터 각 직역 대표가 참여한 TFT를 조직해 논의를 진행했다.
개선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지난해 공공기관 방만경영 정상화 정책 이행을 위한 취업 규칙 변경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이때 일반직 5개 직급이 9개로 확대된바 있다.
논의 중인 평가시스템은 평가 항목이 세분화돼 있고 직종별로 필요한 역량이 반영돼 있다. 또한 팀원, 파트장, 과장급 이상으로 구분돼 각각에 맞는 역할을 주문했다.
기존에는 평가 기준의 성격 구분이 돼 있지 않았고, 직종에 대한 고려 없이 동일한 기준으로 모든 직원을 평가해 왔다.
평가 항목은 크게 업적평가, 역량평가, 교육이수로 나눠진다. 총 100점을 기준으로 업적평가와 역량평가는 90점, 교육이수에는 10점이 부여된다.
업적평가와 역량평가 비중은 팀원, 파트장, 과장급 이상이 다르다. 상위 직급으로 갈수록 업적평가 비중이 높다. 부서평가 결과를 업적 평가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직종별 차별성은 역량평가에 반영했다. 직종별 요구하는 역량을 각각 다르고 이는 TFT 협의를 통해 결정했다.
예를 들어, 간호사에게는 문제해결, 원칙준수, 전문성을, 사무직에게는 문제해결, 책임성, 계획수립 등을 필요한 역량으로 꼽았다. 각각의 항목은 5개 척도를 통해 평가된다.
평가는 기존과 같이 피평가자의 상급자 두 명이 진행하며 이들의 점수를 합산, 평균해 최종 결정된다.
절대평가로 이뤄지지만 조정 과정에서 모든 직원은 'A', 'B', 'C' 등급으로 일정 비율에 따라 분산된다. 이번 개편안에서는 중간급인 'B'에 배정된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다. 결과에 대한 직원들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분산 등급은 기존 4개에서 3개로 구분됐다. 다만, 업적이나 역량 수준의 현격히 낮은 직원에 대해서는 선택적으로 'D'등급을 줄 수 있다. 이들에 대한 개선 방안은 여전히 논의 중이다.
평가는 기존 연 2회에서 1회로 줄인다. 물론 하반기에 들어서는 시점에서 중간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 평가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다.
평가 결과는 승진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서울대병원은 ‘빈자리(TO)'가 생겨야 승진할 수 있었는데, 관련 규정은 폐지한다.
성과, 예산, 조직원 분포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 승진 규모가 결정될 예정이며 한 구간에 8년 동안 머물면 자동 승진하도록 했다.
이 같은 내용의 개편안은 현재 서울대병원 규정심의위원회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이후 원장, 부원장 등이 참여하는 관리회의 의결로 확정한다.
권준수 교육인재개발실장(정신건강의학과)은 “평가체계 개편이 조금씩 진행돼 왔지만 전면적 개편은 개원 이후 처음이다. 개편된 체계를 통해 객관성을 확보하고 그 결과에 대한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이라며 “개편안이 확정되는대로 직원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