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12일 국제 간호사의 날을 맞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등 여러 간호단체가 간호사의 불법의료 현장을 고발하고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동시다발 투쟁을 이어갔다.
국제 간호사의 날은 나이팅게일이 태어난 날로 간호사의 사회 공헌을 기리기 위해 국제간호사협의회(ICN)가 1971년 제정한 기념일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12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 대강당에서 국제 간호사의 날을 맞아 보건의료노조 불법의료 현장 고발 좌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좌담회는 불법 의료보조인력인 PA 간호사를 비롯해 불법‧무면허 의료행위를 병원에서 겪은 간호사들이 참가해 대리 처방, 의사 기록 대리 작성, 대리 시술·처치·수술 등 현장 사례를 진술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대부분의 병원에서 현행 의료법상 의사가 해야 할 일을 간호사 등 진료보조 인력이 담당하고 있다”며 “병원은 의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의사 업무를 대리시키고 묵인하며 나아가 불법의료를 지시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그들은 “환자들은 의사가 치료해줄 것을 믿고 진료비를 내고, 건강보험공단은 의사 행위를 전제한 수가를 지급하지만 전국 많은 병원에서 무면허 의료행위, 불법 의료행위가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간호사들은 정작 본연의 업무를 뒤로 한 채 의사 대리업무로 환자 안전에 문제가 생기진 않을지, 법적 처벌을 받진 않을지 매일 걱정과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번 좌담회를 통해 고질적인 의료현장 불법의료 실태를 드러내고, 이를 근절하기 위한 해법을 찾기 위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간호사들의 얘기를 들어주세요!"
간호사들이 조직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본부장 이향춘)와 행동하는 간호사회,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노동조합 또한 ‘5월 12일 국제 간호사의 날 맞이 공동행동-간호사들의 얘기를 들어주세요’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공동행동에 나섰다.
3개 단체는 이날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 및 혜화역 인근 피케팅과 대구시청 앞 기자회견 및 한일극장 앞 피케팅을 통해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12일 하루 동안 강원대병원과 동국대병원, 동아대병원, 충북대병원, 제주대병원, 서귀포의료원, 제주권역재활병원, 마리아병원, 청구성심병원, 서울의료원, 포항의료원, 울산대병원 등에선 병원 로비 피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3개 단체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어려움을 비롯해 열악한 노동환경을 바꾸기 위해 간호사들은 ▲간호사 1인당 환자수 법제화 ▲간호·간병서비스 인력기준 상향 및 전면 확대 ▲코로나19병동 중증도별 인력기준 마련 등의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극심한 노동강도와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간호사들이 병원을 떠나고 있다”며 “‘빨리 벗어나는 것이 똑똑한 것’이라는 말이 도는 병원에서 계속 환자 곁을 지키고 싶은 간호사들에겐 사회적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