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여야 대선주자 스킨십 강화···정치권 적극 접촉
야당 최재형·원희룡 만난 이필수 회장, 여당 후보 간담회도 추진
[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정치권과 소통의 문을 활짝 열었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최재형‧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등 야권 주자를 만난 데 이어 다음 주 여권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간담회를 추진하는 등 새로운 형태의 리더십을 선보이고 있다.
이필수 회장은 18일 서울 용산임시회관에서 원희룡 예비후보와의 간담회를 갖고 “의료현장 고충과 애로사항이 상당하다”며 “이런 현실을 원 예비후보가 잘 헤아려주시기 바라고, 우리나라 보건의료를 대표하는 의협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코로나19 종식이라는 목표를 함께 달성해나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원 예비후보는 “의협에서 제안한 보건의료 정책제안들을 소중히 담아 구체적인 정책으로 연결하도록 연구하고 다듬겠다”며 “의협이 지속적인 자문과 함께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 그리고 국민들 건강과 의료산업 발전 등 더 높은 수준으로 도약을 위해 서로 목표를 함께하는 동행 관계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원 예비후보 외에도 전날인 17일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를 만나는 등 연이은 정치권과의 소통 행보를 보였다.
의협 측은 야권뿐만 아니라 여권과의 소통도 주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소통 부재로 발생했던 오해를 풀고 의료계 전문가로서 정책 제안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의협은 실제로 본격적인 여권과의 소통을 준비 중이었다. 데일리메디 취재 결과 현재 민주당 경선 양강 주자 중 한명인 이낙연 前 민주당 대표와의 만남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의협 관계자는 “조만간 만나는 것을 목표로 이 전 대표와 간담회 일정을 조율 중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 전 대표뿐만 아니라 여야 구분 없이 여러 대권 후보와의 만남을 추진 중이다. 앞으로 정치권과 더 많은 소통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권과의 소통 국면에서 최근 쟁점을 꼽으면 특히 수술실 CCTV 의무화나 의사면허박탈법 등이 있다. 모두 여권 주도로 추진 중인 법안으로 의협은 반대 입장을 줄곧 표명해왔다.
또 다른 의협 관계자는 “그동안 의협은 일반적으로 정부나 국회에서 법안이 발표된 후 뒤늦게 문제점을 지적해왔다”며 “정치권과의 소통 부재로 인해 국민들은 의협이 ‘밥그릇 챙기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의협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수술실 CCTV 의무화나 의사면허박탈법 등 현재 추진 중인 법안은 우려할만한 부분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이번 집행부는 그동안과는 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무조건 반대와 투쟁 대신 정치권과 소통하고 조율하는 모습으로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건강에 도움이 되는 방향의 정책을 제안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협의 달라진 행보는 의료계 전문가로서 영향력 행사 방향을 ‘사후’에서 ‘사전’으로 바꾸겠다는 의도로 풀이할 수 있다. 정치권에서 정책 발표 후 뒤늦게 반대하거나 유감을 표명하는 대신, 차기 정부가 의료계 목소리가 반영된 의료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대선주자들과 사전에 소통하겠다는 뜻이다.
의협 관계자는 “현재 대선주자들과의 사전 소통은 소통 부재로 인해 발생했던 그동안의 모습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집행부 의지다. 앞으로 여야를 가리지 않고 대선후보들을 비롯한 정치권과 소통에 나설 것이다. 의료계 전문가로서 올바른 의료정책 방향 설정에 도움을 주고 국민 신뢰를 받는 의협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