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 시기와 맞물린 탓에 국가중앙병원인 서울대학교병원 차기 병원장 인선작업이 계속 미뤄지면서 후보군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새정부가 출범하기는 했지만 당장 국무위원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는 만큼 공공기관장 인사는 후순위로 밀릴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現 김연수 병원장 임기는 오는 5월 30일까지로, 통상적이라면 지난 3월 초 병원장 공개모집 공고를 시작으로 선출작업이 마무리 됐어야 한다.
지난 2019년 진행된 제18대 병원장 선거 역시 3월 4일 공개모집 공고가 나왔고, 15일까지 모집을 완료한 후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자 2명을 추천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청와대는 서울대병원장 잔여 임기 2주를 전후해 최종 후보를 낙점하는 만큼 차기 병원장은 5월 중순 확정되는 게 통상적이었다.
하지만 서울대병원장 선출이 정권교체 시기과 맞물리면서 차질을 빚고 있다. 절차대로라면 신임 병원장 선출은 지난 정부에서, 임명은 새정부에서 하는 구조였다.
때문에 주무부처인 교육부도 병원장 선출 일정을 논의하기 위한 이사회 소집을 미루며 두 달 넘게 새정부 출범을 기다려 왔다.
서울대병원장은 정부 의지가 절대적으로 반영될 수 밖에 없는 자리고, 임명권이 대통령에 있는 만큼 새정부 출범 이후로 선출작업을 미뤄놨다.
과거 정부 인사들이 추천한 차기 서울대병원장을 신임 대통령이 임명해야 하는 불편한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새정부 출범 이후로도 서울대병원장 선출작업은 감감무소식이다. 내각 구성에 진통을 겪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면서 주무부처인 교육부 장관 인선도 오리무중 상태인 만큼 공공기관장 선출을 논하기 조차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울대병원장 선출은 총 9명으로 구성된 이사회 심사와 추천을 거쳐 교육부장관이 올린 2명의 후보 중 한 명을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 방식이다.
임명 제청권자인 교육부 장관이 부재한 상황을 감안하면 서울대병원장 선출작업은 더 장기화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현재 서울대병원 정관 상으로는 차기 병원장 인선이 늦어질 경우 현 병원장이 ‘직무대행’이 아닌 자동 임기 연장 방식으로 병원을 이끌게 된다.
차기 병원장 후보군들은 하염없이 늦어지는 인선에 벙어리 냉가슴을 앓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대병원 차기 병원장 후보로는 김연수 現 원장의 연임 도전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권준수 교수(정신건강의학과, 1984년 졸업), 김용진 교수(순환기내과, 1992년 졸업), 김태유 교수(혈액종양내과, 1986년 졸업), 박재현 교수(마취통증의학과, 1987년 졸업), 한호성 교수(외과, 1984년 졸업) 등(가나다순)이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다.
후보군에 포함된 한 교수는 “외부환경 탓에 병원장 선출작업이 늦어지면서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며 “공고부터 임명까지 2~3개월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