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희 후보자가 보건복지부 장관에 임명되면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다만 그가 약사 출신인 만큼 약사단체와의 조율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9일 의료계, 국회,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김승희 후보자는 의원 시절부터 비대면 진료(원격의료)에 대해 찬성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016년 8월 본인이 주최한 국회 토론회에서 “원격의료 관련 다양한 이슈에 대해 검증하고 관리 가능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분야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하는 것은 이제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우리나라도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원격의료 추진 상황에 뒤처지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기자간담회에선 “원격의료에 대해 민주당이 의료민영화를 핑계로 대며 반대해온 탓에 무산돼 왔다”면서 “인구 고령화로 의료서비스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이제 원격의료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피력했다.
코로나19 유행을 계기로 한시적인 비대면 진료가 가능해진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는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국정과제로 채택한 바 있다. 후보자 역시 찬성 입장을 밝혀 온 만큼 임명시 정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배달약국’으로 불리는 비대면 조제·배송 전담 약국에 대해 대한약사회 등의 반대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약사 출신인 김 후보자의 조율 부담도 클 것으로 보인다.
김승희 후보자는 지난 2017년 3월 신종 감염병 발생시 진단시약 등 의료기기를 통해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식약처가 기존 비허가 의료기기를 수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의료기기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같은해 12월 체외진단 의료기기 산업 활성화를 위해 체외진단 기기를 기존 의료기기법에서 분리해 별도로 규율하는 체외진단 의료기기 제정법을 발의했다.
의료 산업 규제 완화 법안으로 꼽힌 이들 법안은 각각 2018년 2월, 2019년 4월 국회를 통과했다. 이후 코로나19 유행 국면에서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에 의료인이나 약사 등이 환자의 해외 여행력 확인이 의무화됐는데, 이를 위한 관련 법안도 김 후보자가 대표발의한 바 있다.
김 후보자는 희귀·난치성 질환 환자에 대한 지원은 확대를 추진했다. 2018년 10월 희귀질환자에게도 장애인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2020년 예산 중 희귀질환 권역별 거점센터 기능 강화를 위해 20억원 증액을 요구해 복지부가 수용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로 보편복지 확대와 보험료 인상을 포함한 연금개혁을 내세운 것과는 배치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 나왔다.
현금성 복지는 취약계층 위주로 두텁게 지원하고, 사회서비스 지원은 필요한 사람에게 보편적으로 지원해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복지와 경제의 선순환을 달성해야 한다는 현 정부의 복지정책 기조와 동일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2018년 보건복지위원회 국회의원으로서 아동수당 지급 대상을 15세 이하로 확대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으므로 아동수당 확대에 부정적이지 않았다.
현재 여당과 후보자는 취약계층 위주의 두터운 복지정책이 필요하다는 인식 하에 아동수당 확대를 추진한 것이다. 국민연금도 보험료율 인상만을 주요 대안으로 검토하던 당시 연금 개혁 방안에 대해 비판한 부분이었다.
고령화 사회 진행에 따라 노후소득 보장 및 적정부담-적정급여체계 구축을 위해 종합적인 개혁 방안이 사회적 합의 속에 마련돼야 한다는 현재의 국정과제 추진 방향과 다르지 않다고 판단했다.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후보자는 현 정부 복지정책 방향에 따라 국민을 위한 복지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앞으로 있을 인사청문회에서 설명드리겠다”고 전했다.